성범죄 2건 병합재판, '반쪽짜리' 변호사 선임 괜찮을까?
성범죄 2건 병합재판, '반쪽짜리' 변호사 선임 괜찮을까?
변호사 비용 아끼려다 '실형' 위기…전문가들 '통합 대응' 한목소리

두 성범죄로 동시에 재판받는 피고인이 비용 문제로 한 사건만 변호사를 선임하려 하자, 법률 전문가들은 두 사건이 병합되면 양형에 치명적이므로 통합 전략이 필수라고 경고했다./ AI 생성 이미지
성관계 불법 촬영과 공중밀집장소 추행, 두 개의 성범죄로 동시에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의 고민. 비용 문제로 한 사건에만 변호사를 선임하려 한다.
이에 법률 전문가들은 "하나의 판결로 선고되므로 양형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통합 전략이 필수"라고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카촬' 따로 '공밀추' 따로…쪼개기 변호, 가능은 하지만 '위험천만'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카촬)과 공중밀집장소추행(공밀추) 혐의로 각각 기소되어 구공판(정식 형사재판)에 넘겨진 A씨. 두 사건이 같은 재판부에 배정돼 하나의 재판으로 합쳐질(병합)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그는 변호사 선임 비용 문제에 부딪혔다.
A씨는 이미 합의가 끝난 공밀추 사건은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합의가 진행 중인 카촬 사건만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이 가능한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답변에 나선 변호사들은 형식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병합된 사건에서 특정 혐의에 대해서만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며, 변호사 선임이 없는 공밀추 부분은 본인이 직접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바른길 안준표 변호사 역시 "형사소송법상 변호인 선임은 사건별·심급별로 할 수 있으므로, 한 사건만 선임하고 다른 사건은 본인이 진행하는 것도 형식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법적으로는 각 사건에 대해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쪼개기 선임'이 문제없다는 의미다.
"재판은 하나, 양형도 하나"…변호사들이 '통합 방어' 외치는 이유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가능하다'는 답변과 동시에 '매우 위험하다'는 경고를 함께 보냈다. 사건이 병합되면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별개로 보지 않고, 전체 범행의 경위와 태도를 종합해 단 하나의 형량(양형)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두 사건이 병합될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 재판은 '하나의 양형'으로 판단된다"며 "전체 범행 경과와 태도를 종합해서 형을 정하기에, 한 사건만 제대로 대응하고 다른 사건은 방치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도 "한쪽만 대응이 이루어지면 전체 방어 전략이 분절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두 사건 모두 성범죄인 만큼 재범 위험성과 반성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데, 일관성 없는 대응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김정묵 변호사는 이 상황을 "단순히 사건 두 개가 아니라 '실형 여부가 갈리는 구간'"이라고 표현하며 통합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