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한 달 만에 '단순 변심' 이혼 요구…법원 문 두드린 부부의 운명은?
혼인신고 한 달 만에 '단순 변심' 이혼 요구…법원 문 두드린 부부의 운명은?
남편 '단순 변심' 이혼 요구 vs 아내 '1억 주면'…법률 전문가들 '유책 배우자 청구, 원칙적 기각' 분석 속 '아내의 진정성'이 변수로 떠올랐다.

혼인신고 한 달 만에 남편이 이혼을 요구했으나 유책주의 원칙상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혼인신고 한 달 만에 파경, '단순 변심' 이혼 가능할까?
혼인신고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한 달 만에 남편의 '단순 변심'으로 파탄에 직면한 신혼부부의 사연이 다. 법적으로 부부가 된 이들의 관계는 법정에서 어떤 결론을 맞게 될까.
결혼식 6개월 앞두고…잉크도 안 마른 혼인신고서
내년 4월 결혼식을 약속하고 지난 10월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가 있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뒤인 11월, 남편은 아내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이유는 단 하나, '마음이 변했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관계 회복을 원했지만 남편의 태도는 완고했다. 심지어 남편은 아내의 돈으로 계약한 아파트의 잔금 대출에 필요하다며, 개인정보를 알려주면 500만원을 주겠다는 황당한 제안까지 건넸다. 이에 아내는 '1억원을 주면 생각해보겠다'며 맞섰다.
"'단순 변심'은 이혼 사유 안 돼"…'유책주의'의 벽
결론부터 말하면, 법률 전문가들은 남편의 이혼 소송이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 민법이 이혼에 있어 '유책주의(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원칙)'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단순 변심으로 인한 이혼 청구는 상대방에게 특별한 잘못이 없음에도 일방적으로 혼인관계를 파탄시킨 것이므로 유책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악의적 유기 ▲심히 부당한 대우 등 6가지로 엄격히 규정되는데, '단순 변심'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김경태 변호사는 "우리 민법은 혼인을 엄숙하고 중대한 약속으로 본다"며 단순 변심만으로 이혼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안 주면 불리?"…오히려 남편의 '유책 증거'
그렇다면 아내가 남편의 아파트 잔금 대출에 필요한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소송에 불리하게 작용할까?
변호사들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법적으로 협조할 의무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남편의 잘못을 입증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대출 관련 개인정보 제공은 협조의무가 없는 사항"이라며 "오히려 이러한 요청은 소송에서 상대방이 이미 새로운 부동산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다는 정황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내의 정보 제공 거부는 정당한 권리 행사이며, 이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1억 요구'가 뒤집을 수도…'진정한 혼인 의사'의 딜레마
노경희 변호사는 아내가 '1억원'을 요구한 점이 재판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아내가 혼인 유지를 원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거액의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그 주장의 진정성을 법원이 의심하게 만들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노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기각되지만, 상대방 배우자에게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이혼을 허용하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설명했다.
즉, 법원이 아내의 1억원 요구를 '사실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다'는 신호로 해석할 경우, 유책 배우자인 남편의 이혼 청구가 인용될 작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법원은 혼인생활의 전 과정, 이혼소송 진행 중의 언행 및 태도, 악화된 혼인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정한 혼인 계속 의사'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현재로서는 남편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소송 과정에서 아내의 1억원 요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이라면, 유리한 조건으로 이혼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며 전략적인 선택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