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나와 잘 맞는다”며 여자 친구에 대한 성적 만족도 표현…“명예훼손죄 되나?”
친구에게 “나와 잘 맞는다”며 여자 친구에 대한 성적 만족도 표현…“명예훼손죄 되나?”
구체적인 성관계 내용을 묘사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 성립하기 어려워

술을 마시며 친구에게 "나와 잘 맞는다"며 여자친구에 대한 성적 만족도를 표현 한 것도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을까?/셔터스톡
A씨가 전 여자 친구로부터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했다. 그가 친한 친구와 술 마시는 자리에서 이성 관계 얘기를 나누면서 “나와 잘 맞는다”며 여자 친구에 대한 성적 만족도를 표현한 게 문제가 됐다.
이 친구가 A씨의 전 여자 친구에게 “네 남자 친구는 너랑 잘 맞는다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느냐”는 식의 카톡을 보낸 게 사건의 발단이 됐다. 여자 친구가 A씨와 헤어진 뒤 이 카톡 대화 내용을 캡처해 증거로 제출하며 경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이다.
A씨는 자기가 친구에게 얘기한 게 정말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는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연성’과 ‘사실의 적시’라는 요건이 필요하다”며 “친구와의 사적인 대화에서 (여자 친구와 성관계 때)‘나와 잘 맞는다’고 말한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는 친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과의 1:1 대화였으므로 공연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말은 들은 사람이 발언자나 피해자의 친구 등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을 때는 비밀 보장이 상당히 높은 정도로 기대되는 경우로서, 공연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민 변호사는 “또한 A씨는 단순히 ‘나와 잘 맞는다’고 말했을 뿐이기에, 구체적인 성관계 내용을 묘사하거나 전 여자 친구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명예훼손죄 성립 여건인 ‘공연성’과 ‘사실의 적시’가 모두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예서 법률사무소 배재용 변호사도 “사적 대화 중에 단순히 ‘나와 잘 맞는다’고 말한 수준이라면, 여성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정도의 구체적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또 발언 자체가 비방 목적이 없고 사적 대화에서 나온 말이 제3자의 왜곡된 전달로 확산된 경우라면, A씨의 고의성 및 명예훼손 책임은 다툼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이 친구에 의해 전 여자 친구에게 전달되어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유발했고, 상대방이 해당 발언을 제3자에게도 전파될 수 있는 ‘사회적 비방’으로 인식했다면, 형사책임 여부가 문제될 수도 있다”고 법률사무소 조율 조가연 변호사는 말한다.
그는 “이때 전파 가능성, 발언의 내용과 맥락, 상대방이 느낀 수치감, 해당 대화의 사적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따라서 A씨는 수사 초기 단계에서 발언의 취지와 사적 대화의 맥락을 명확히 소명하고, 타인에게 전파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 전파된 경로가 본인의 통제 밖에 있었다는 점 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