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서 산 신발, 사이즈 속였다면? '사기죄'는 어렵지만 '환불'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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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서 산 신발, 사이즈 속였다면? '사기죄'는 어렵지만 '환불'은 가능

2025. 12. 23 15: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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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인 줄 알았는데 280... 판매자 '신었으니 환불 불가' 주장에 법률 전문가 '하자 확인 위한 착용, 환불 사유 충분'

당근마켓에서 광고와 다른 상품 구매 후 환불이 거부되면, 형사 고소는 어려우나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으로 계약 취소 및 환불이 가능하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이즈 속여 팔고 '신었으니 환불 불가'...당근마켓 판매자, 법의 심판 피할 수 있을까


"분명 270 사이즈 새 신발이라고 했는데..."

직장인 A씨는 당근마켓에서 평소 눈여겨보던 나이키 에어포스 신발을 발견하고 망설임 없이 구매 버튼을 눌렀다. '미착용 새 상품'이라는 설명은 그의 마음에 확신을 더했다.


하지만 다음 날, 설레는 마음으로 신발을 신고 나선 출근길은 악몽으로 변했다. 걸을 때마다 신발이 헐떡이며 벗겨지기 일쑤였다. 사무실에 도착해 신발 안쪽 사이즈표를 확인한 A씨는 분노에 휩싸였다. 선명하게 찍힌 숫자는 '280'이었다.


즉시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사이즈를 잘못 올린 건 맞지만, 한 번이라도 신었으니 환불은 안 됩니다." A씨는 "변호사비를 손해 보더라도 벌금형이라도 선사하고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벌금이라도 먹이고 싶다"...'사기죄' 고소, 가능할까?


속았다는 생각에 판매자를 '사기죄'로 처벌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법의 문턱은 생각보다 높다.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인정되려면, 판매자가 A씨를 '고의로' 속여 돈을 가로채려 했다는 '편취의 고의'가 명백히 입증되어야 한다. 판매자가 "실수로 사이즈를 잘못 기재했다"고 주장하면 고의성을 증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법무법인 인율의 김상훈 변호사는 "판매자가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구매자가 객관적 증거로 증명해야 한다"며 "판매자가 실수를 인정하는 상황이라면 사기죄 고소는 '혐의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감정적인 대응이 자칫 시간과 노력만 낭비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었으니 환불 불가 주장, 법원에서도 통할까


그렇다면 A씨는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는 걸까. 형사 처벌이 어렵다고 해서 A씨의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답은 민사 소송, 바로 '하자담보책임'에 있다. 하자담보책임(물건의 흠이나 광고 내용과 다른 경우 판매자가 지는 책임)은 우리 민법이 보장하는 강력한 소비자 권리다.


판매자가 '270 사이즈'라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280 사이즈' 신발을 보냈다면, 이는 계약의 중요 내용을 위반한 명백한 '하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A씨는 계약을 취소하고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판매자의 '착용 후 환불 불가' 주장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사이즈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발을 신어보는 행위는 물건의 하자를 확인하기 위한 정당한 절차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사서 사이즈 확인을 위해 입어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변호사 없이 '나 홀로 소송', 승산은?


전문가들은 A씨에게 감정적인 형사 고소 대신 실익을 챙길 수 있는 민사 절차를 밟으라고 조언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변호사 없이도 진행할 수 있는 '소액사건심판'이다. 3,000만 원 이하의 금액을 다투는 소송으로, 절차가 신속하고 일반 민사소송보다 훨씬 간편하다.


본격적인 소송에 앞서 판매자에게 법적 근거를 담은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용증명은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은 없지만, 판매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소송까지 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판매글 캡처 화면, 대화 내용, 실제 신발 사이즈 사진 등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나 홀로 소송'의 승산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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