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망 후 '빚 6억' 남긴 수감자 형…상속 아파트, 채권자에게 뺏길까요?
아버지 사망 후 '빚 6억' 남긴 수감자 형…상속 아파트, 채권자에게 뺏길까요?
7억원대 재산 절반은 형 몫…경매 막고 아파트 지분 사올 방법 물었더니

A씨의 아버지 사망후 아파트를 남겼지만, 공동상속인인 형이 6억원을 빚을 지고 교도소에 수감중이어서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최근 아버지를 여읜 A씨. 슬픔도 잠시, 눈앞에 놓인 상속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아파트와 예금, 주식 등을 합쳐 7억원대. 유족은 A씨와 친형, 단둘뿐이다.
문제는 형 B씨가 사업 실패로 6억원대의 빚을 진 채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는 점이다. B씨가 상속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법적으로는 A씨와 B씨가 재산을 50%씩 나눠 가져야 한다.
A씨는 형의 위임장을 받아 상속 재산 중 일부 현금성 자산을 자신의 통장으로 받아 형의 변호사 비용과 합의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아직 아버지 명의로 된 아파트가 마음에 걸린다. 형의 채권자들이 이 아파트마저 경매로 넘길까 불안하다. A씨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아버지 명의 아파트, 빚 있는 형 때문에 경매 넘어갈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형 B씨의 채권자들이 아파트의 절반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아파트가 아직 사망한 아버지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상속이 시작된 순간부터 법적으로는 A씨와 형 B씨가 각 50%의 지분을 가진 공동 소유 상태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다감 황준웅 변호사는 "형의 채권자나 국가(과세관청)는 채권 회수를 위하여 대위등기의 방식으로 아파트에 대한 상속등기를 강제로 마친 후, 형의 상속지분인 50%에 대하여 경매나 공매를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등기 명의와 상관없이 강제집행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역시 "형의 채권자는 대위등기를 통해 아파트를 상속등기한 후, 형의 50% 지분만 강제경매로 넘길 수 있다"고 짚었다.
경매 넘어가도 방법은 있다…'공유자 우선매수권'으로 형 지분 사올 수 있어
만약 형의 지분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A씨가 아파트를 지킬 방법은 있다. 바로 '공유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을 여러 명이 함께 소유하고 있을 때, 그중 한 명의 지분이 경매될 경우 다른 공유자에게 우선적으로 매수할 권리를 주는 제도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는 "공유자인 A씨는 '공유자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경매 진행 시 매각기일 전에 서면으로 신청하거나 당일 경매 법정에 참석하여 최고가 매수가격(낙찰가)과 동일한 금액으로 우선 매수하겠다고 밝히면 된다"고 조언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도 "공유자는 매각기일까지 보증금을 내고 최고가와 같은 금액에 사겠다고 신고하면, 다른 사람이 더 높이 써도 법원이 공유자에게 넘겨준다"고 설명했다.
경매 전 지분 이전은 '사해행위' 소송 위험…가장 주의해야 할 점
경매라는 복잡한 절차를 피하기 위해 형과 미리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해 아파트 지분 전체를 A씨 명의로 가져오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방법이 더 큰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이미 형에게 거액의 채무나 세금이 있는 상황이라면 채권자나 국가가 재산을 빼돌린 행위라고 주장하며 사해행위취소 등으로 다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재산을 빼돌렸을 때 채권자가 그 재산 처분 행위를 무효로 해달라고 청구하는 소송이다.
이러한 위험을 피하려면 형의 지분을 가져오는 데 '정당한 대가'를 치렀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정진열 변호사는 "A씨가 형의 변호사 비용과 합의금을 지급했다면, 이 금액이 형의 상속지분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영수증, 송금 내역 등을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보험금·유족연금은 상속재산 아닐 수도…“받은 돈 항목별로 나눠야”
한편 변호사들은 A씨가 자신의 통장으로 받은 돈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든 돈이 형의 채권자들이 압류할 수 있는 '상속재산'은 아니기 때문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국민연금 유족급여는 상속재산이 아니라 유족에게 직접 생기는 권리이고, 사망보험금도 수익자가 상속인으로 되어 있으면 고유재산이라 형님 채권자가 손대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 부분들을 분리하면 형의 몫으로 잡히는 상속재산 금액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다만 신 변호사는 "형님 몫을 본인 통장으로 받으신 점이 걸린다"며 "채권자 눈에는 형님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보일 수 있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임 경위와 사용 내역을 시간 순서대로 명확히 정리해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라는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