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4년 입원했더니…1000만원 '충치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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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4년 입원했더니…1000만원 '충치 폭탄'

2025. 11. 04 10: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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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한 아버지, 퇴원 후 심각한 치아 우식 발견…가족, 병원 상대 법적 대응 검토

4년간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버지의 충치 치료비로 1000만 원이 나오자, 가족이 병원의 관리 소홀 책임을 묻는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4년간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아버지를 집으로 모신 가족에게 1000만 원에 달하는 치과 치료비 청구서가 날아들었다. 병원 측의 관리 소홀을 의심한 가족은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기적처럼 깨어났는데…천만 원짜리 충치 청구서


2022년 2월, 한 가정의 아버지가 낙상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쳤다. 대수술 끝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지만, 단기성 치매와 함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가족은 고심 끝에 아버지를 요양병원에 모셨다. 하지만 재활운동이나 양치질 등 병원의 환자 관리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가족은 약 3년 8개월 만인 2025년 10월 아버지를 퇴원시켜 집에서 직접 돌보기로 결정했다.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씻기던 가족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들의 표현을 빌리면 “일반인이 보아도 심각한 치아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틀 뒤 찾아간 치과에서는 수많은 치아 우식(충치)이 발견됐고, 치료비 견적은 무려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에 달했다. 가족은 오랜 기간 아버지를 맡겼던 요양병원의 관리 부실 책임을 묻기로 마음먹었다.


병원 믿고 맡겼더니…'관리 소홀' 책임 물을 수 있나


법률 전문가들은 요양병원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요양병원은 단순히 환자를 수용하는 시설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과 신체, 건강을 관리할 법적 '주의의무'를 지기 때문이다. 특히 스스로 거동하거나 위생 관리를 하기 어려운 환자의 경우, 구강 관리와 같은 기본적인 돌봄 서비스 제공은 병원의 핵심적인 의무에 해당한다.


김민경 변호사(법무법인 휘명)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구강 관리는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에 해당한다”며 “치아 우식이 심각한 수준까지 진행된 것은 병원 측의 관리 소홀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역시 요양병원이 환자 상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치료비는 물론 위자료까지…민·형사 '쌍끌이' 대응 가능


가족이 선택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은 크게 민사소송과 형사고소,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 병원의 과실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가능하다. 청구 범위에는 실제 필요한 치과 치료비(500만~1000만 원)는 물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치료비용까지 포함될 수 있다.


동시에 병원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는 형사고소도 병행할 수 있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 등 다수의 변호사들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환자에게 충치라는 상해를 입혔다는 논리다.


윤영석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만약 해당 상태를 발견하고도 고의로 방치했다면 '부작위에 의한 상해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입원 때 치아 사진 있나?…'증거 확보'가 승패 가른다


결국 소송의 승패는 '증거'에 달렸다. 법정에서 병원의 관리 소홀과 아버지의 치아 우식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증명하느냐가 관건이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 증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원 당시와 퇴원 시점의 치아 상태를 비교할 수 있는 의무기록이다.

둘째,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치과 진단서, 치료 견적서, 치아 사진이다.

셋째, 병원 측의 구강 관리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간호기록지 등이다.


심준섭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약 3년 7개월의 장기 입원 중 치아 우식이 심각하게 진행된 것은 명백한 관리 소홀”이라며 증거자료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다행히 의료소송에서는 환자 측의 증명책임이 다소 완화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일반인의 상식에 비추어 병원의 과실이 있었고 그 외 다른 원인이 개입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하면 인과관계가 추정될 수 있다.


가족은 병원과의 직접 협의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조정을 먼저 시도해볼 수 있으며, 합의가 결렬될 경우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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