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이 '결혼 패물' 반지 안 돌려줘요…법률가들 "명백한 횡령죄"
헤어진 연인이 '결혼 패물' 반지 안 돌려줘요…법률가들 "명백한 횡령죄"
클라이밍 중 맡긴 반지, 이별 통보 후 연락 두절…애원에도 '차단'. 법조계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 가능"

헤어진 연인이 어머니의 유품인 반지를 돌려주지 않고 연락을 차단한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반지 돌려줘!"
전 연인의 배신, 단순한 이별싸움 아닌 '범죄'인 이유
헤어진 연인이 '물려받은 결혼 패물' 반지를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면, 이는 단순한 다툼이 아닌 명백한 '형사 범죄'라는 법률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이별 후 연락을 차단한 채 맡아둔 반지를 돌려주지 않는 전 연인의 행위는 형사상 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돌려준다더니…" 카톡 차단으로 응답한 전 연인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서울의 한 클라이밍장이었다. 여성 A씨는 운동 중 남자친구 B씨에게 어머니의 유품인 반지를 잠시 맡겼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반지의 존재를 잊은 채 관계는 끝내 파국을 맞았다. B씨는 A씨에게 이별을 통보한 뒤 모든 연락을 차단했다.
뒤늦게 반지가 생각난 A씨는 친언니의 휴대전화로 B씨에게 간신히 연락을 취했다. A씨는 "다신 연락 안 할 테니 반지만 돌려줄 수 있을까? 하나 남은 결혼 패물 물려받은 거라…"라며 애원했다. B씨는 "당연히 돌려줘야지. 보낼 주소 하나 남겨줘"라고 답했지만, 그 약속은 빈말이 됐다.
B씨는 "내가 보내는 게 낫겠다"며 퀵서비스조차 거절하더니, 결국 A씨 친언니의 연락처마저 차단하며 소통 창구를 완전히 닫아버렸다. A씨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이라 금전적 목적은 아닌 것 같고, 분실했거나 무시하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변호사들 "명백한 횡령, 형사 고소감"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형법상 '횡령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상대방을 횡령으로 고소해야 한다"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반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역시 "반환을 요청했음에도 상대방이 이를 거부하고 연락을 차단했다면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재물을 차지하려는 생각)'가 인정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단순 연인 간 다툼으로 보고 수사를 꺼릴 가능성에 대비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횡령죄의 법리를 명확히 담은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잠깐 맡겼을 뿐인데…법적으론 '내 재산 보관인'
법적으로 A씨가 B씨에게 반지를 맡긴 행위는 '임치계약(민법 제693조)'에 해당한다. 임치계약이란 한쪽이 상대방에게 물건 보관을 맡기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하면 성립하는 계약이다. 이 계약에 따라 물건을 보관하는 사람(수치인)은 맡긴 사람(임치인)이 원할 때 언제든 물건을 돌려줘야 할 의무를 진다.
B씨가 A씨의 반환 요구를 거부한 것은 이 계약상 의무를 저버린 '채무불이행'이다. 따라서 A씨는 B씨를 상대로 반지를 돌려달라는 '임치물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B씨가 반지를 팔았거나 잃어버렸다면, 반지 시가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내용증명부터 소송까지…'내 반지' 되찾는 2단계 전략
전문가들은 법적 절차의 첫 단계로 '내용증명' 발송을 권고했다. 내용증명은 반지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고, 정해진 기한까지 돌려주지 않으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 상대방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만약 내용증명에도 상대방이 응하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소송전에 돌입해야 한다. 반지의 가액이 3,000만 원 이하라면 절차가 간단한 '소액사건심판'을 통해 신속히 반지 반환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횡령죄로 형사 고소를 진행해 B씨를 압박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