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된 섹드립, 악의적 캡처에 ‘성범죄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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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된 섹드립, 악의적 캡처에 ‘성범죄자’ 될까?

2026. 02. 12 10:2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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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된 증거로 통매음 고소? 변호사들 “수사기관은 바보가 아니다”

서로 동의한 성적 대화를 악의적으로 편집해 성범죄로 고소당해도, 처벌 가능성은 낮다. / AI 생성 이미지

“너만 보낸 걸로 할게.” 서로 동의한 야한 대화가 악의적 캡처 한 장으로 성범죄 고소로 돌변했다. 내겐 증거가 없는데, 상대방의 조작된 스크린샷만으로 꼼짝없이 처벌받는 걸까?


법률 전문가들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조작 여부는 쉽게 드러나며, 오히려 무고죄로 역고소 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너만 그랬잖아”…악마의 편집, 공포의 시작


온라인 채팅에서 상대방과 마음이 맞아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다가 대화방을 나왔다. 그런데 며칠 뒤 경찰서에서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연락이 온다. 상대방이 당신이 보낸 메시지만 교묘하게 캡처해 증거로 제출하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상황.


내 손에는 상대방의 동의를 입증할 증거가 하나도 없다. 이처럼 조작된 캡처 사진에 성범죄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악몽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매음은 성폭력처벌법상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성립한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쌍방이 동의한 대화라면 범죄 성립 자체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상대방의 동의하에 대화를 진행한 것이라면 처벌하기 힘듭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서로 동의하에 음란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면 처벌받지 않습니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악의적으로 편집된 증거 앞에서는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다.


수사관은 '스크린샷'만 믿지 않는다…과학수사의 힘


법률 전문가들은 조작된 증거만으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단언한다. 수사기관의 과학수사 역량이 상상 이상으로 고도화되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수사관은 단순 이미지만 보고 판단하지 않으며, 상대와의 대화에 대한 전체적인 맥락 및 정황 등을 통해 입건 여부를 판단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류제형 변호사에 따르면, 수사관은 고소인이 제출한 증거에 대화가 끊긴 흔적이 있다면 “전체 대화 캡처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더 나아가 수사기관은 영장을 발부받아 채팅 서버 자체를 들여다본다.


김경태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영장을 통해 실제 채팅 서버에 저장된 대화 내용을 확보할 수 있으며, IP 주소, 접속 시간, 전체 대화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합니다”라고 밝혔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문자나 카톡 등이 조작된 것은 수사에서 매우 쉽게 발각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포렌식 기술로 삭제된 대화까지 복원해 전체 대화의 흐름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고죄'라는 이름의 반격 카드


만약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증거를 조작해 허위 고소를 한 사실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다면, 상황은 180도 역전된다. 고소인이 오히려 ‘무고죄’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서로 동의하고 나눈 음담패설을 상대가 인위적으로 캡처해 고소했다면, 이는 명백한 무고에 해당하므로 되려 상대방을 무고죄로 고소하여 엄벌에 처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억울하게 피의자로 몰렸다면, 경찰 조사에서 당황하지 말고 대화가 쌍방 합의하에 이뤄졌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의뢰인이 대화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진술하면, 무혐의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섣불리 상대와 합의를 시도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수사 초기부터 논리적으로 대응하고, 필요하다면 무고죄 고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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