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섹트오프' 후 강간죄 고소? "무죄 입증하려면 DM·CCTV 등 증거 사수하라"
SNS '섹트오프' 후 강간죄 고소? "무죄 입증하려면 DM·CCTV 등 증거 사수하라"
만남 전후 대화가 무혐의 가를 핵심 증거
금전 요구 정황 드러나면 무고죄 반격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트위터(현 X) 등 SNS에서 이른바 '섹트(성 관련 계정)' 활동을 하며 오프라인 만남을 갖는 '트위터섹트오프'가 빈번해지면서, 관련 성범죄 연루로 법률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상호 호감 속에 만남을 가졌음에도, 순식간에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되는 억울한 상황 역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 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였음에도, 상대방이 돌연 강간 피해를 주장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의 핵심은 성관계 당시 ‘폭행이나 협박’이 있었는지, 그리고 ‘진정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억울한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만남의 전 과정과 성관계에 이르게 된 경위를 객관적 증거를 통해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간죄, 법원은 어떻게 판단할까?
가. 전통적인 강간죄의 성립 요건
우리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간음’한 경우 강간죄로 처벌한다(형법 제297조).
과거 대법원 판례는 여기서 말하는 폭행·협박의 정도를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매우 엄격하게 해석했다.
특히 트위터(X) 등 SNS에서 사전에 성관계를 암시하거나 목적으로 만나기로 합의했다면, 법원은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를 더욱 신중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 엄격해진 최신 법원의 판단 기준: ‘동의’의 중요성
하지만 최근 법원의 판단 경향은 크게 달라졌다.
단순히 물리적인 힘의 행사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의 관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대화 내용, 피해자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감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폭행·협박 여부를 판단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관계에 대한 명확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다.
법원은 다음 두 가지를 명확히 구분한다.
만남에 대한 동의 ≠ 성관계에 대한 동의
서로 만나기로 약속한 사실이 곧 성관계까지 동의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성관계는 그 자체로 별개의 동의가 필요한 행위이며, 이 동의는 언제든지 철회될 수 있다.
또 다른 함정, ‘준강간죄’를 주의하라
SNS 만남에서는 함께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 ‘준강간죄’ 혐의에 연루될 위험이 매우 높다.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경우 성립한다(형법 제299조).
즉, 상대방이 술에 만취하여 정상적인 판단이나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성관계를 가졌다면, 별도의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다.
‘상대방이 거부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결코 면책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억울한 혐의, 핵심 방어 전략
전략 1: 모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라
억울한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수사 초기 단계부터 ‘합의된 만남’이었음을 증명할 증거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SNS 대화 내용: 만남을 제안하고 수락한 DM(다이렉트 메시지) 등
메신저 대화: 만남 전후의 카카오톡, 텔레그램 대화 내용
통화 기록 및 녹음: 만남 전후의 통화 기록, (가능하다면) 동의하에 녹음된 통화 내용
CCTV 영상: 만남 장소, 숙소 입구, 식당 등의 CCTV 영상
결제 내역: 숙박업소, 식당 등에서 사용한 카드 결제 내역
이러한 증거들은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전략 2: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라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명확하고 일관되게 진술해야 한다.
당황하여 진술을 번복하거나 불리한 내용을 섣불리 인정하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받아 수사가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상대방의 악의적인 고소, 역으로 대응하기
만약 상대방이 성관계 후 태도를 바꿔 금전을 요구하거나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면, 이는 고소의 목적이 순수하지 않음을 의심하게 하는 중요한 정황이다.
무고죄: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고도 금전적 이득 등 다른 목적으로 허위 고소했다면, 이는 무고죄(형법 제156조)로 처벌받을 수 있는 중범죄다.
공갈죄: 고소를 빌미로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 또는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며 금전을 요구한다면 공갈죄(형법 제350조)에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정황이 있다면 관련 증거(메시지, 녹음 등)를 확보하여 변호사와 상담 후 역고소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비친고죄의 의미
매우 중요한 점은 2013년 이후 강간죄 등 성범죄가 ‘비친고죄’로 전환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거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사기관이 수사를 계속 진행하여 기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설픈 합의만으로는 사건이 종결되지 않는다. 최종 목표는 수사 단계에서 증거 불충분 등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는 것이어야 한다.
SNS를 통한 만남 후 성범죄 혐의에 연루되는 사건은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법적 절차는 복잡하고,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만약 억울한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즉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