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상사의 '몸 사진' 카톡, 침묵은 '유죄'의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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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의 '몸 사진' 카톡, 침묵은 '유죄'의 증거였다

2025. 12. 09 12: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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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명시적 거부 없어도 위계 이용한 성범죄…삭제된 대화는 오히려 범행 의도 입증"

직장 상사가 보낸 신체 사진에 답장하지 못했더라도 위계 관계 속에서 피해자의 침묵이 거부의사로 해석될 수 있으며,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성립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상사가 보낸 '몸 사진' 카톡, 답장 없는 침묵이 '유죄'의 증거가 된 이유


직장 상사가 보낸 신체 사진에 아무 답도 못 한 채 얼어붙었던 그 순간, 법조계는 피해자의 침묵마저 '범죄 성립'의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톡." 알림음에 무심코 휴대폰을 집어 든 직장인 A씨의 손이 그대로 굳었다. 화면에 떠오른 것은 기혼인 직장 상사가 보낸 자신의 은밀한 신체 사진. 불쾌감과 당혹감에 숨이 턱 막혔지만, A씨는 아무런 답장도 하지 못했다.


'거절했다가 회사 생활이 힘들어지면 어떡하지?' 공포가 머릿속을 지배했다. 상사는 곧 아내에게 들킬까 두려워 대화 내용을 모두 삭제했고, A씨의 휴대폰에는 범행의 순간을 담은 캡처 사진만 덩그러니 남았다.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위계가 짓누른 거절의 권리


A씨의 두려움은 기우가 아니었다. 법조계는 A씨처럼 명시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지 못했더라도, 상사의 행위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통매음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기에, 피해자의 명시적 동의나 거부가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법률사무소 김경태)는 "피해자가 즉각 거부하기 어려웠다는 점이 오히려 가해자의 죄책을 가중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는 상사와 부하직원이라는 상하관계를 이용한 범죄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배성재 변호사(법무법인 필) 역시 이례적인 친분이 없는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신체 사진을 보냈다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사라진 카톡 대화, 범행의 '의도'를 증명하다


A씨를 괴롭힌 또 다른 불안은 '사라진 대화'였다. 혹시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으로 복원된 대화에 '적극적 거부'가 없다는 이유로 불리해질까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 역시 A씨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봤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唯))는 "수사기관은 직장 내 위계적 압박이나 불이익 우려를 당연히 고려할 것"이라며 명확한 거절이 없어도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재헌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한발 더 나아가, 상사가 아내에게 들킬 것을 우려해 대화를 삭제했다는 점 자체가 "범행의 의도성을 입증하는 유력한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증거를 없애려던 시도가 되려 자신의 발목을 잡는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섣부른 고소는 '독'…캡처 파일과 전문가 조력이 관건


법조계는 성공적인 법적 대응을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A씨가 가진 '캡처 파일'은 범죄를 입증할 가장 강력한 증거다. 여기에 당시 느꼈던 불쾌감을 기록한 메모나 일기, 상하관계를 보여줄 조직도 등 간접 증거를 더하면 주장을 뒷받침하기 좋다.


다만, 섣부른 행동은 금물이다. 이재용 변호사(JY법률사무소)는 "정확한 전략 없이 진행한 고소는 접수조차 되지 않거나, 무고죄로 역공당할 위험도 있다"며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형사 고소와 함께 회사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하는 절차를 병행하는 것도 2차 피해를 막고 피해를 회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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