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국회' 막자고 만든 국회선진화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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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국회' 막자고 만든 국회선진화법인데...

2019. 04. 29 15:49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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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한국당 검찰 고발

한국당 측 "반헌법적 행위에 대한 정당행위일 뿐"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한국당 의원들을 검찰에 고발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지은 기자 / 저작권자 연합뉴스

최근 국회 풍경을 두고 ‘동물 국회’라는 야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선거제·공수처법 신속처리안건인 이른바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연장까지 동원해 몸싸움을 벌인 국회의 모습이 여러 매체를 통해 고스란히 전파됐기 때문인데요.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여야 간 고발전에 급기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부가 국회의원들 수사에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등 국회에서 물리력을 행사한 한국당 의원 18명과 한국당 보좌관 1명, 비서관 1명 등은 ‘국회선진화법’ 조항 위반으로 고발당했습니다. 해당 내용은 국회법 제165조와 제166조에 규정되어 있는데요.

 

국회법 제165조(국회 회의 방해 금지)는 “누구든지 국회의 회의(본회의, 위원회 또는 소위원회의 각종 회의를 말하며,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를 포함한다.)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력행위 등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처벌조항인 국회법 제166조(국회 회의 방해죄)에서는 ‘폭행, 체포·감금, 협박, 주거침입·퇴거불응, 재물손괴의 폭력행위, 의원의 회의장 출입 또는 공무 집행을 방해 등을 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상해,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게 하거나,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폭행 또는 재물을 손괴, 공무소에서 사용하는 서류, 그 밖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상·은닉, 그 밖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사람’에게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한국당 의원들을 고발한 이 근거 조항들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주도로 만들어진 이른바 ‘국회선진화법’ 조항들이라는 것입니다.

 

2012년 5월 2일 ‘192명 투표, 127명 찬성, 48명 반대, 17명 기권’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은, 당시 새누리당 홍정욱 의원이 법안 기초를 잡고 새누리당 쇄신파 여러 명이 가세해 만들어졌습니다.

 

발표된 법안의 취지는 “‘의안 날치기와 실력 저지’를 막고, 싸우는 국회가 아니라 사이좋은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였으며, 법안에 포함된 내용은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 강화 △안건조정제도 △필리버스터 제도 △폭력국회 방지 및 처벌 △예산안 처리 강화 등입니다.


그러나 “직접 만든 법에 의해 고발 당했다”는 조롱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측은 “이유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보수 법률가 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현 청년위원장은 “한국당의 행위는 ‘사·보임(교체)’이라는 반헌법적 행위에 저항하기 위한 정당행위적 성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여당이 오신환 의원 사·보임이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근거로 삼는 ‘2001년 김홍신 의원 강제사보임 헌재 결정’은 2001년 12월 24일의 일이고, 임시회 기간 위원의 개선을 불가하게 한 국회법 개정은 2003년 2월 4일에 신설됐다”면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법 제48조를 위반하여 반헌법적 행위를 했다”는 견해를 보였습니다.

 

나아가 “여당이 반헌법적 행위로 먼저 빌미를 줬기 때문에 한국당의 이 같은 대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으며, 망치 같은 연장도 한국당 의원들은 소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당 의원 비서관으로 있는 한 변호사는 “사안을 두고 해석을 달리할 수는 있겠지만 한국당의 행위는 명백한 국회법 위반”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누가 먼저 빌미를 제공했는지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이고, 자신들이 ‘동물국회를 만들지 말자’며 만들어 놓은 국회선진화법을 스스로 위반한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변호사는 “의안 처리의 측면에 있어서는 국회선진화법이 개선돼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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