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오빠에게 당한 그날의 악몽, 30대가 된 지금 처벌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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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오빠에게 당한 그날의 악몽, 30대가 된 지금 처벌할 수 있나요?”

2026. 01. 05 11:5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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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묵은 아동 성범죄, 공소시효와 증거의 벽 앞에 선 피해자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이 답하다. 피해자 진술의 힘과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집중 분석한다.

수십 년 전 친족 성범죄 고소는 증거와 공소시효가 관건이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기억이 유일한 증거”…수십 년 잠든 ‘친족 성범죄’ 고소, 시효와의 싸움


서른을 훌쩍 넘긴 A씨는 수십 년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비밀을 안고 살아왔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시절, 사촌오빠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한 끔찍한 기억이다.


어른이 된 지금, A씨는 용기를 내어 묻는다. “이제 와서 고소가 가능한가요? 제 진술 말고는 증거가 없는데, 가해자가 죗값을 치르게 할 수 있을까요?”


“내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데…가능할까요?”


A씨의 가장 큰 두려움은 ‘증거 부족’이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피해자의 진술이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은밀하게 벌어지는 성범죄의 특성상 물적 증거가 남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진술 외 물적 증거가 없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아동 대상 성범죄의 특성상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만으로도 유죄 판결이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대법원 역시 ‘피해자가 수치심을 무릅쓰고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없다면 그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즉, 얼마나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당시 상황을 진술하느냐가 관건이다.


결정적 ‘골든타임’, 멈췄던 공소시효 시계가 움직인다


두 번째 관문은 ‘공소시효’다. 범죄가 발생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벌할 수 없게 되는 이 기간은 A씨의 발목을 잡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현행법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의 공소시효를 피해자가 성인이 된 날(만 19세)부터 계산하도록 특례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친족에 의한 강제추행은 공소시효가 10년이다. A씨가 30대 초반이라면, 성인이 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백지은 변호사는 “많은 부분의 범행은 이미 시효가 완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윤형진 변호사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처벌이 불가하므로 아직 시효가 남은 범죄들이라도 최대한 신속히 고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너만 당한 게 아니야” 또 다른 피해자의 존재


A씨에게는 자신 외에 동생과 다른 사촌동생도 같은 피해를 입었다는 기억이 있다. 이는 사건을 승리로 이끌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은 가해자의 상습적인 범행 패턴을 입증하는 강력한 ‘정황증거’로 작용한다.


김재헌 변호사는 “다른 피해자의 증언은 추가적인 증거로써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태 변호사 또한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은 실제 법적 효력이 있으며, 범행의 상습성과 계획성을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며 “이들의 진술이 확보된다면 사건의 승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형사고소만이 유일한 길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고소부터 진행하기보다 철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성현 변호사는 “현재 단계에서는 먼저 전문 상담을 통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진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형사고소 전에 상대방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백이나 피해 회복을 받는 절차를 고려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성범죄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 역시 피해자가 성인이 된 날부터 진행된다.


수십 년의 침묵을 깨고 세상에 나온 A씨의 용기가 정의를 향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지,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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