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고 CCTV, 경찰은 있는데 왜 나는 못 보나?
내 사고 CCTV, 경찰은 있는데 왜 나는 못 보나?
수사 중엔 '비공개' 벽
전문가들이 밝힌 '영상 확보' 실전 지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12대 중과실 교통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경찰서에서 사고 당시 CCTV를 확인했지만, 복사나 촬영을 거부당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핵심 증거에 접근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위해, 법률 전문가들이 경찰 단계부터 쓸 수 있는 현실적인 영상 확보 전략과 최후의 법적 수단을 공개했다.
"수사 중인 사건"…정보공개청구도 막는 '밀행성의 원칙'
교통사고 피해자가 자신의 사고 영상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수사의 밀행성' 원칙 때문이다.
수사 과정과 증거가 외부에 알려질 경우, 사건 관계인이 말을 맞추거나 증거를 없앨 우려가 있어 법적으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밀행성이 유지되어야 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공개청구를 하더라도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 분류돼 거부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법무법인 청목 김정호 변호사 역시 수사 절차는 비공개가 원칙이라 본인이 제출한 자료 외에는 확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 단계, '이 카드' 제시하면 가능성 UP
하지만 경찰 단계에서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법무법인 한일 이환진 변호사는 경찰이 영상 제공을 꺼리는 주된 이유인 '개인정보보호법'을 역이용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이 변호사는 "이때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청구하시면서 제3자의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에 비식별 조치를 하는 비용을 본인이 전액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세요. 이렇게 하면 수사관이 거절할 법적 명분이 약해져 발급해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또한 "담당 수사관에게 피해자 권리로서 증거 열람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시되,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요청하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라며 문서로 명확히 권리를 행사할 것을 강조했다.
최후의 보루…'검찰 송치'와 법원의 '증거보전' 명령
경찰의 벽을 넘지 못했다면 다음 단계를 노려야 한다.
여러 변호사가 공통적으로 꼽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송치' 이후를 공략하는 것이다.
이환진 변호사는 "검찰로 넘어가면 피해자의 사건 기록 열람, 복사 신청권이 더 강력하게 보장됩니다"라고 말한다.
이때 확보한 영상은 향후 보험사와의 과실 비율 다툼이나 민사 소송에서 결정적 증거가 된다.
만약 경찰이 확보했다는 영상 자체가 사라질까 불안하다면,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하는 방법도 있다.
이에 대해 이환진 변호사는 정식 소송 전이라도 중요 증거를 법원이 미리 확보하도록 요청하는 절차이며, 판사의 명령이라 경찰도 거부할 수 없는 가장 확실한 법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