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변호사가 “도와주겠다”는데…100% 피해 사고, 변호사 선임해야 할까?
가해자 변호사가 “도와주겠다”는데…100% 피해 사고, 변호사 선임해야 할까?
전치 14주 중상, '돈 아깝다'는 손해사정사 말 믿어도 될까? 변호사 선임 실익 따져보니

100% 과실 교통사고로 전치 14주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합의에 신중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상대방의 신호 위반으로 교통사고를 당해 전치 14주의 중상을 입은 A씨. 100% 상대방 과실이 명백한데도 가해자 측 변호사 사무실에서 “도와줄 수 있다”며 애매한 연락이 왔다.
이미 선임한 손해사정사는 “변호사 선임은 돈 낭비”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A씨는 합의 과정에서 손해를 보지 않을까 불안에 휩싸였다. 이럴 때 변호사 선임은 정말 필요한 걸까?
가해자 측 변호사의 '도와주겠다'는 말, 믿으면 안 되는 이유
가해자 측이 변호사를 선임한 상황에서, 그 사무실 직원이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겠다”고 접근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유리한 제안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변호사들은 가해자 측의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는 “(가해자 측에서 피해자의 변호사 선임 여부를 묻는 것은) 법을 잘 모르는 피해자가 낮은 금액의 형사합의금에 합의해 줄지 간을 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 역시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 유무를 확인하며 접근하는 것은, 형사 합의 과정에서 본인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사건을 종결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가해자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의뢰인인 가해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하므로, 피해자의 이익과는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
손해사정사 선임했는데, 변호사가 또 필요한 이유
A씨가 혼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선임한 손해사정사가 변호사 선임이 불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해사정사와 변호사는 법적으로 역할과 권한이 명확히 다르다.
법적으로 손해사정사는 손해액과 보험금을 계산하고,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업무를 수행한다(보험업법 제185조). 그러나 합의를 중재하거나 피해자를 대리해 협상하는 행위는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 A씨의 손해사정사가 “법적으로까지 도와줄 수는 없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법적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손해사정사는 통상 보험사 기준의 보상금 산정에 특화되어 있지만, 변호사는 소송이나 정식 합의에서 후유장해 등급에 따른 일실수익, 개호비(간병비) 등 손해사정사의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법률적 쟁점을 다룬다”고 설명했다.
전치 14주 중상, 변호사 선임 시 달라지는 것들
A씨처럼 전치 14주의 중상을 입은 경우, 변호사 선임 여부에 따라 최종적으로 받는 배상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후유장해 가능성이 있는 경우 더욱 그렇다.
변호사들은 ▲손해 항목 누락 방지 ▲형사합의와 민사합의 분리 ▲합의서 독소 조항 검토 등을 변호사 선임의 핵심 실익으로 꼽았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합의서 문구가 가장 중요하다”며, 변호사 없이 섣불리 합의할 경우 나중에 추가 수술이나 후유증이 발생해도 보상받지 못하는 ‘일체 포기’ 조항에 서명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