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매매 기록 지워줄게" 150만원 보냈다가…'피해자'와 '피의자' 두 얼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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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매매 기록 지워줄게" 150만원 보냈다가…'피해자'와 '피의자' 두 얼굴 돼

2025. 09. 04 17:0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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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장부 삭제 미끼 공갈 사건 분석…법조계 "피해자 구제와 별개로 성매매 처벌 가능"

성매매업소를 다녀온 뒤 "150만원을 보내면 장부에서 이름을 지워주겠다"는 말에 속아 피해자가 된 A씨. 하지만 그는 결국 성매매혐의로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셔터스톡

"150만 원에 '기록 삭제'" 믿었다가…공갈 피해자 된 성매수 남성의 아이러니


"성매매 기록 지워줄게."

이 한마디에 150만 원을 보낸 A씨는 돈을 뜯긴 '피해자'가 됐지만, 이제는 성매매 혐의로 처벌받을 '피의자'의 갈림길에 섰다. 한순간의 잘못이 그를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남자로 만든 것이다.


지난 3월, A씨는 속칭 '오피'라 불리는 성매매 업소를 찾았다. 두 달 뒤인 5월 말, 업소 실장을 자처한 남성은 "경찰 단속으로 장부를 뺏길 것 같다"며 A씨를 압박했다. 이 말에 덜컥 겁이 난 A씨는 "장부에서 이름을 지워주겠다"며 실장이 시키는 대로 150만원을 송금했다.





덫의 시작: '장부 삭제' 미끼, 150만원을 삼키다

하지만 돈이 입금되자 실장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는 오히려 화를 내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그 순간 A씨는 '아, 내가 사기당했구나'라고 직감하고 전화와 문자를 모두 차단했다. 150만원을 잃은 쓰라림을 안고 다시는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 애썼다.





경찰의 전화 한 통…피해자에서 피의자로, 뒤바뀐 운명

평화는 길지 않았다. 7월, 경찰서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은 "성매매 장부 관련 금전 요구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혹시 돈을 입금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A씨는 자기도 모르게 "그런 적 없는데요"라는 거짓말을 내뱉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후회가 밀려왔다. 짧은 부정이 더 큰 불안의 씨앗이 될 줄은, 그때는 미처 몰랐다. 업소 실장이 검거됐고, 이제 자신의 성매매 사실까지 들통날 수 있다는 공포가 그를 집어삼켰다.




피해자인데 처벌?…'성매매'라는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

A씨의 사연은 법률 전문가들에게 '전형적인 공갈 범죄'로 진단됐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전형적인 공갈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경찰 신고를 조언했고,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A씨는 공갈 사건의 피해자"라며 고소를 권했다.


성매매 업소가 단속을 빌미로 이용자에게 돈을 뜯어내는 행위는 협박으로 재물을 뺏는 공갈죄(형법 제332조)에 해당할 수 있다.


문제는 A씨가 공갈 사건의 '피해자'인 동시에 성매매 사건의 '피의자(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성매매처벌법에 따라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이 공갈 사건 피해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A씨의 성매매 혐의가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법무법인 모먼트 박근호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사기 또는 공갈 피해자와 성매매 피의자로 동시에 조사받을 가능성을 상정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지막 동아줄, '기소유예'…성범죄자 낙인 피할 수 있을까

결국 A씨는 '피해자'로서의 권리 주장과 '피의자'로서의 처벌 방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최근 실무 태도에 따르면 초범이어도 벌금형이 선고되어 성범죄 전과자로 기록이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안일한 대응을 경계했다. 성매매 장부와 통화기록은 유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A씨는 성범죄 전과자가 될 운명일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초범이라면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소유예란 검사가 혐의를 인정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조기현 변호사는 "설령 입건되더라도 처벌 없이 기소유예 불기소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조사 단계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양형자료와 의견서를 통해 기소유예 처분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순간의 잘못된 호기심은 그를 '피해자'와 '피의자'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남자로 만들었다. 법의 저울은 이제 그의 두 얼굴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 것인가. 모든 것은 경찰 조사에 대한 그의 대응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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