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오지 마세요"…내 아이 경찰조사, 부모 없이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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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는 오지 마세요"…내 아이 경찰조사, 부모 없이도 괜찮을까?

2025. 10. 14 12: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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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피해자 조사 '보호자 동석 원칙'의 균열, 법이 마련한 최후의 안전망을 파헤치다

경찰이 미성년 범죄 피해자를 조사할 때는 부모 등 신뢰관계인이 동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어느 날 내 아이가 범죄 피해자로 경찰 조사를 받지만, 부모인 나는 오지 말라는 말을 듣는다. 상상만으로도 가슴 무너지는 이 상황은, 때로 아이를 지키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내 아이 곁엔 내가'…법이 정한 첫 번째 원칙


미성년 자녀가 범죄 피해를 봤을 때, 법이 가장 먼저 내세우는 보호자는 부모다. 낯선 경찰서, 날카로운 질문 속에서 아이가 기댈 곳은 부모의 품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등은 피해자 조사 시 부모와 같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을 원칙으로 명시한다. 이는 아이의 심리적 안정을 돕고 법적 권리를 지키기 위한 핵심 장치다.


수사기관 역시 이 원칙을 철저히 따른다. 법무법인 니케의 이현권 변호사에 따르면, 경찰은 보통 부모에게 직접 전화해 사건 내용과 출석 일정을 안내하는 것으로 절차를 시작한다. 만약 전화나 문자로 연락이 닿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우편 등 공식 서면 통지를 보내서라도 부모에게 자녀의 상황을 알리는 것을 의무로 삼는다.



원칙이 흔들리는 순간, '아이의 의사'가 최우선


하지만 이 대원칙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부모의 존재가 오히려 아이에게 더 큰 상처나 압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온의 신동우 변호사는 "청소년 본인이 부모 동반을 원치 않거나, 보호자가 동반이 어려운 사정이 인정될 경우"가 대표적인 예외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의사가 부모의 권리보다 앞설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가해자가 부모이거나 부모와 가까운 친척인 비극적인 상황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를 부모라는 가해자 앞에 다시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이런 경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교사, 상담사 등 다른 신뢰관계인이나 국선변호사가 부모를 대신해 동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자리가 비워질 때, 법은 즉시 다른 어른을 아이 곁에 세운다.



부모가 없어도 혼자가 아니다, '법적 삼촌·이모'가 나선다


그렇다면 부모와 연락이 두절되거나, 동석을 거부당했을 때 아이는 홀로 조사를 받게 될까. 이 역시 기우에 가깝다. 수사기관은 보호자와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조사를 시작하지 않는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전화가 부재중이라고 바로 미성년자를 단독으로 조사하지는 않는다"고 단언하며, 연락이 닿을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친척, 교사 등을 먼저 찾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설령 부모가 동석할 수 없더라도 아이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우리 법 체계는 아이 곁을 지킬 든든한 '법적 방패'들을 여러 겹으로 마련해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다. 특히 19세 미만 성범죄 피해자에게는 국가가 의무적으로 변호사를 지원하는데, 이들은 수사 초기부터 재판까지 모든 과정에서 아이의 편이 되어주는 '법률 삼촌·이모' 역할을 한다.


여기에 의사 표현이 서툰 어린 피해자를 위해 심리 전문가인 '진술조력인'이 투입되기도 한다. 이들은 아이가 안정된 상태에서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영림 검사 출신 변호사는 "보호자와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동의 없이 미성년자를 조사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의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우리 법의 확고한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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