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통보했더니 '장애인년, 죽을 때까지 인생 조져주겠다'…사장 딸, 처벌될까?
퇴사 통보했더니 '장애인년, 죽을 때까지 인생 조져주겠다'…사장 딸, 처벌될까?
퇴사 과정서 대표와 딸에게 폭언·협박 시달린 A씨…녹음·문자 증거 확보해 고소

대표의 인격 모독으로 퇴사한 A씨가 협박 문자를 보낸 대표와 그 딸을 고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 대표의 계속되는 인격모독에 지쳐 퇴사를 결심한 A씨. 그러나 퇴사 절차는 순탄치 않았다.
대표는 폭언을 쏟아냈고, 대표의 딸은 밤늦게 "장애인년아", "죽을 때까지 네 인생 조져 놓겠다"는 내용의 협박 문자까지 보냈다. 증거를 확보해 이들을 고소한 A씨, 과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네 인생 조져놓겠다"…심야에 날아든 협박과 욕설
A씨는 직장 대표인 B씨의 계속되는 폭언과 인격모독을 견디다 못해 퇴사를 결심했다. B씨는 평소에도 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과거 이력까지 들먹이며 평가절하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A씨가 정식으로 퇴사 의사를 밝히자 B씨의 폭언은 더욱 심해졌다. 설상가상으로 B씨의 딸 C씨까지 나섰다. C씨는 밤 10시경 A씨에게 "장애인년아" 등 인격을 비하하는 욕설과 함께 "죽을 때까지 네 인생 조져 놓겠다"는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
A씨는 B씨 부녀의 폭언과 협박을 담은 녹음 파일과 문자 메시지 캡처본을 확보해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가해자들은 반성 없이 오히려 "네가 먼저 잘못했다"며 민사 소송까지 언급하는 상황이다.
'협박죄' 성립 가능성 높아…'모욕죄'는 공연성 여부가 관건
변호사들은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할 때 형사처벌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 특히 사장 딸 C씨의 문자 내용은 협박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는 "'죽을 때까지 네 인생 조져놓겠다'는 발언은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해 공포심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협박죄로 다툴 수 있다"며 "상대 한 사람에게만 전달된 문자라 하더라도 성립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협박죄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관계없이, 해악의 고지가 상대방에게 도달해 그 의미를 인식했다면 성립할 수 있다.
반면 모욕죄는 성립 여부가 다소 갈릴 수 있다. 모욕죄는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 즉 공연성(公然性)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일대일로 보낸 메시지만으로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장 B씨가 다른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폭언을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부장판사 출신인 법무법인 신결 신태길 변호사는 "다른 직원들이 사장의 폭언을 함께 들었다면, 공연성 요건이 인정될 여지가 있는 상황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장애인년아" 혐오 표현, 단순 욕설과 달라…민사·노동청 대응도 가능
특히 "장애인년아"와 같은 표현은 단순 욕설을 넘어 장애를 이유로 한 혐오 표현에 해당해 모욕죄 성립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법원 역시 최근 성별·인종·장애 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에 기반한 공격적 표현은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는 "장애를 이유로 한 비하 발언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형사고소 외에 다른 법적 조치도 가능하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는 "대표가 직장 내에서 지위를 이용해 반복적으로 모욕하고 괴롭혔다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도 함께 다툴 수 있다"며 노동청 진정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아울러 변호사들은 B씨와 C씨의 행위가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가능하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