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2만원 도박의 늪… 1년의 치료, '전과'라는 낙인을 지울 수 있을까
2042만원 도박의 늪… 1년의 치료, '전과'라는 낙인을 지울 수 있을까
사이버도박 총책 검거로 드러난 A씨의 혐의, 법조계 '기소유예' vs '벌금형' 전망 팽팽… '진정성' 입증이 관건

과거 2042만원의 사이버도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 1년 넘게 도박 중독 치료를 받아온 사실이 처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 통의 전화, 2천만원 도박의 대가를 묻다
평범한 점심시간, 울린 전화 한 통이 A씨의 세상을 뒤흔들었다. 수화기 너머 형사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내용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사이버도박 총책을 검거해 계좌를 추적 중입니다. 69차례에 걸쳐 총 2042만원을 입금한 내역이 확인됐습니다. 조사받으러 오셔야겠습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그림자가 현실이 되어 그의 목을 조여오는 순간이었다.
A씨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그는 한 가닥 희망을 붙잡았다. 바로 1년 넘게 이어온 '도박 중독 치료'였다.
작년 6월부터 스스로 병원 문을 두드리고 어두운 과거와 사투를 벌여온 그다. A씨는 이 사실이 자신의 참회를 증명해 줄 방패가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과연 법은 그의 노력에 응답해 '전과자'라는 낙인 대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줄까.
'기소유예' vs '벌금 300만원', 법조계도 엇갈린 A씨의 운명
A씨의 운명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부 변호사들은 '기소유예(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 형사전문 변호사는 "초범이고, 스스로 병원을 다니며 치료받고 있다는 점은 매우 유리한 정상"이라며 "과거 4억원대 도박 사건도 기소유예를 받아낸 사례가 있다. 어떻게 변론하느냐에 달렸다"고 자신했다. 경찰 간부 출신 변호사 역시 "수사 경험에 비춰볼 때, 치료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면 전과를 남기지 않고 해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2042만원이라는 액수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팽팽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도박액이 결코 적지 않아 기소유예보다는 벌금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초범인 점을 감안하면 200만~300만원 수준의 벌금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변호사는 "통상 도박 금액의 10분의 1 정도를 벌금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제시했다. A씨의 사건은 법조계에서도 쉽게 예측하기 힘든 '회색지대'에 놓인 셈이다.
열쇠는 '진정성'… 형법 246조, 처벌과 재량의 저울 위에서
결국 A씨의 운명을 가를 열쇠는 '진정성' 있는 참회와 '재범 방지 노력'을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달렸다. 형법 제246조는 단순 도박을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동시에 검사는 범행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해 기소를 유예할 재량을 갖는다.
바로 이 '재량'의 문을 열기 위해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도박 치료 기록, 상담 내역서, 진심이 담긴 반성문, 다시는 도박에 손대지 않겠다는 서약서 등을 철저히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사이버도박 총책 검거의 불똥이 튄 A씨. 법원의 저울은 그의 '치료 의지'와 '2042만원'이라는 과거의 무게 중 어디로 기울게 될까. 한순간의 실수로 인생의 갈림길에 선 그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한 개인에게 '낙인'과 '재기' 중 무엇을 선택하게 할 것인지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