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벌이' 선불 유심 판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초범도 재판 가나
'용돈벌이' 선불 유심 판매,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초범도 재판 가나
전문가들 "초범·수사협조는 유리, 반복 판매는 불리…'고의성' 입증이 관건"

돈이 필요해 텔레그램으로 선불 유심 6개를 판매한 A씨는 한순간에 형사사건 피의자가 됐다./셔터스톡
"게임용이라 믿고 팔았는데…" 선불 유심 6개 판매 후 피의자 된 A씨의 호소
"게임 인바운드용으로, 수신용으로만 쓴다고 해서 팔았어요." 돈이 필요해 텔레그램으로 선불 유심 6개를 판매한 A씨는 한순간에 형사사건 피의자가 됐다.
경찰 조사를 받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지금, 초범인 그는 재판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게임용이라더니…" 텔레그램서 시작된 위험한 거래
올해 초, 생활비가 급했던 A씨는 텔레그램에서 '선불 유심을 산다'는 글을 보고 연락했다. 구매자는 "게임 관련 업무에 필요하다. 수신용으로만 쓸 것"이라며 A씨를 안심시켰다. 별다른 의심 없이 3회선을 판매해 돈을 받았다. 며칠 뒤, 구매자는 같은 조건으로 3회선을 더 요청했고 A씨는 응했다. 그렇게 총 6개의 유심이 A씨의 손을 떠났다.
평온하던 일상은 경찰의 전화 한 통으로 깨졌다. A씨의 명의로 개통된 유심이 범죄에 연루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구매자와의 대화 내역을 모두 제출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사건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A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사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대포 유심' 판매, 왜 심각한 범죄인가?
단순히 유심을 판매한 행위가 왜 문제가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선불 유심 판매가 '대포통장' 거래와 유사하게 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의 핵심 수단으로 악용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매우 엄격하게 다룬다고 지적한다. 이는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타인 사용의 제한) 위반에 해당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돈을 받고 휴대전화를 개통해주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사회 일반인이 알 수 있는 상식"이라며 "법원과 검찰에서는 보이스피싱 관련 공익광고들이 많아 선불유심 전달 자체만으로도 미필적 고의(범죄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용인한 것)가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즉, '범죄에 쓰일 줄 몰랐다'는 항변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초범인데…'기소유예' vs '벌금형' 갈림길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상황에서 A씨가 받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기소유예' 처분이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반면, 혐의가 무겁다고 판단되면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이나 그 이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법무법인 성진 김진아 변호사는 "초범이고 판매 횟수가 많지 않으며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면 기소유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했다. 초범이라는 점, 수사에 협조한 태도, 범죄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정황 등은 A씨에게 유리한 요소다.
하지만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유심 6개를 판매하였다면 기소유예는 어려워 보인다"며 "초범이라면 벌금형 가능성이 높지만 구공판(정식 재판)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소유예를 할 생각이었다면 (검찰이) 타관이송을 하지 않는다"는 실무적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6회에 걸친 반복적 판매 행위와 유심 거래 자체의 사회적 위험성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남으려면? "고의 없었음'과 '진심 어린 반성' 보여줘야"
결국 A씨의 운명은 검사의 판단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이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혼자 대응하기보다는 변호인의 조력을 통해 고의가 없었음을 소명하고 선처 사유를 적극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범행에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할 대화 내역 등 증거 △진심 어린 반성을 담은 반성문 △가족이나 지인들의 선처 호소 탄원서 △경제적 어려움을 증명할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변호인 의견서' 형태로 제출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몰랐다'는 주장과 함께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태도를 동시에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용돈벌이로 시작된 일이 한순간에 형사사건 피의자라는 족쇄가 되었다. 법의 저울이 그의 '몰랐다'는 항변과 '알 수 있었다'는 사회적 경고 사이에서 어디로 기울지, 이제 검사의 손에 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