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감의 표시였는데…뺨 만졌다가 형사 고소
친근감의 표시였는데…뺨 만졌다가 형사 고소
회식서 장난으로 한 스킨십, 폭행·직장내괴롭힘 동시 위기

회식 중 장난으로 동료의 뺨을 건드린 직장인이 폭행 및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스크린야구 회식 자리에서 이기고 있다는 기분에 동료의 뺨을 두 차례 가볍게 건드렸다가 '폭행' 혐의로 형사고소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한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가해자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지만 피해자가 직접 연락을 완강히 거부해 합의 시도조차 못 하는 상황에 처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무리한 접촉은 2차 가해'라며 변호사를 통한 해결을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회식 중 '툭' 건드린 뺨, 돌아온 건 형사 고소장
직장인 A씨는 최근 법률 상담을 통해 자신의 막막한 상황을 토로했다. 사건은 2026년 어느 오후, 회사 동료들과 함께한 스크린야구 회식 자리에서 벌어졌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던 A씨는 순간적으로 같은 팀 동료의 뺨을 두 차례 가볍게 건드렸다. A씨는 "모욕감이나 수치심을 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친분이 있다고 생각해 경솔하게 행동한 것"이라며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방의 생각은 달랐다. 피해 동료는 A씨를 폭행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회사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현재 A씨는 회사 방침에 따라 피해자와 분리 조치된 상태이며, 피해자는 A씨의 직접적인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찰 역시 원만한 합의를 권유하며, 합의가 안 되면 정식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장난'이라도 폭행죄…'반의사불벌죄' 합의가 관건
A씨는 '가벼운 장난'이라 생각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의 시각은 엄격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신체 접촉은 그 의도와 상관없이 형법상 '폭행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단순한 장난이나 친분 주장만으로 가볍게 볼 수 없고, 형사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 절차가 함께 진행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폭행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다. 법률사무소 청원 최원석 변호사는 "폭행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므로, 합의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라고 설명했다.
만약 합의가 불발될 경우,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로 사건이 넘어가고, 검사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기소유예나 약식명령(벌금형) 등의 처분을 내리게 된다.
벌금형도 '전과'…공공기관 취업에 미칠 영향은?
만약 A씨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벌금형을 선고받는다면 어떻게 될까? 법무법인(유한) 안팍 오정석 변호사는 "벌금형 확정 시 수사기관이 관리하는 '범죄경력자료(이른바 전과기록)'에 평생 남게 된다"고 경고했다.
다만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오 변호사는 "일반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취업 시 제출하는 신원조회에는 대개 금고 이상의 형부터 표시되므로, 단순 폭행 벌금형 자체가 취업 결격사유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특수 기관이나 직무에 따라서는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취업을 준비한다면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하거나, 합의를 통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시키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합의금 수준에 대해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유사 사안에서는 통상 100만~300만 원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조언했다.
"무리한 접촉은 2차 가해"…변호사 통한 합의가 현실적 해법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피해자가 소통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상황에서 섣불리 연락을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피해자가 직접적인 연락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본인이나 지인을 통해 무리하게 접근하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의 추가적인 가해 행위나 2차 가해로 평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이럴 때일수록 제3자인 변호사를 합의 대리인으로 지정하여 피해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적정 수준의 합의금을 조율하는 것이 사건을 원만히 종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형사 처벌과 회사 징계라는 두 가지 위기에 동시에 놓인 A씨에게는, 변호사를 통해 안전하게 합의 창구를 마련하고 일관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결론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