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폭로하면 내가 범죄자?"…명예훼손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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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폭로하면 내가 범죄자?"…명예훼손의 덫

2026. 07. 02 10: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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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사실 알려도 역고소 당할까 공포…법조계 "안전장치 필수"

성범죄 공론화 시 명예훼손 역고소를 막으려면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법적 검토가 필수다. / AI 생성 이미지

"성범죄를 공론화하고 싶은데, 변호사님께 문서 검토를 받을 수 있나요?" 한 피해자의 절박한 물음이 법률 플랫폼에 올라왔다.


가해자의 죄를 세상에 알려 단죄하고 싶지만, 그 용기가 되레 '사실적시 명예훼손'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다.


피해자의 호소에 법률 전문가들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한 폭로'의 길을 제시했다.


"공론화 문서, 변호사 검토 가능한가요?"…피해자의 절박한 질문


최근 한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A씨의 글은 성범죄 피해자가 겪는 깊은 딜레마를 보여준다. 그는 "성범죄 사건을 언론사 제보와 공론화 둘 중에서 고민중"이라며, 공론화를 위한 문서 작성 과정에서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공론화 문서 내용을 첨삭,검토 보완 등"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A씨는 "필요한 경우 법적 절차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지만, 우선 공론화 과정 자체의 법적 위험성을 줄이는 데 큰 무게를 두고 있었다.


피해 사실을 알리는 정의로운 행위가 도리어 '명예훼손'이라는 법적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두려움이 글 전반에 깔려 있었다.


"적극 돕겠다"…피해자 손 잡아준 변호사들


A씨의 절박한 질문에 다수의 변호사가 즉각 답변에 나섰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공론화 문서에 대한 법률 자문이 가능하며,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법적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들을 공론화를 위해 뛰어다니기도 하고 언론사와 접촉하기도 하며 다양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진행해 보았다"며 풍부한 사건 처리 경험을 내세웠다.


검사 출신인 정다미 변호사(법무법인 LKB평산)는 자신이 성폭력 전담 및 피해자지원업무 전담을 같이 해온 전문가라며 "구체적 사실관계를 먼저 들어보고 적극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니, 상담문의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지진 변호사(법무법인 리버티)는 "법적으로 성범죄 사안 처벌대상인지 여부도 검토 및 판단해드리겠다"며 법리 검토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안병찬 변호사(법률사무소 인도)는 "형사 고소와 같이 진행할 필요 있다"고 조언했다. 최광희 변호사(로티피 법률사무소)와 이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수훈) 역시 사건 전반에 대한 법률 조력이 가능함을 알렸다.


'정의' 외치다 '명예훼손' 역고소…관건은 '진실과 공익'


변호사들의 조언처럼 성범죄 공론화는 '명예훼손'이라는 법적 위험과 늘 함께한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폭로 내용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했다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법은 폭로 내용이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그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실제로 법원은 성추행 피해 사실을 지역 여성단체 홈페이지에 게시한 행위에 대해, 학내 성폭력 근절이라는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며 비방의 목적을 부인한 바 있다.


결국 공론화 과정에서 이 두 가지 요건을 법적으로 얼마나 탄탄하게 증명하느냐가 '합법적 폭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안전한 폭로 4단계'


법률 전문가들은 명예훼손의 덫을 피하고 안전하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적 분석과 변호사들의 조언을 종합한 '안전한 공론화 4단계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주장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둘째, 공론화 문서 초안을 작성한 뒤 반드시 변호사의 법적 검토를 거쳐야 한다. 명예훼손 위험을 최소화하고 '공익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표현을 다듬는 과정이다.


셋째, 언론 제보, SNS 게시 등 다양한 공론화 방식의 법적 장단점을 비교 분석하여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넷째, 필요하다면 공론화와 동시에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법적 절차를 병행해 주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가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을 끌어내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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