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뒤엎은 손님, '월 100만원씩 갚겠다'…믿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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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뒤엎은 손님, '월 100만원씩 갚겠다'…믿어도 될까?

2025. 11. 24 10: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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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난동 가해자의 합의금 분할납부 제안, 법률 전문가들이 말하는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

가해자가 제안하는 합의금 분할 지급은 돈을 떼일 위험이 크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합의서 먼저 써주면 태도 돌변"…변호사들이 '분납' 제안에 고개 젓는 이유


자신이 운영하는 이자카야를 난장판으로 만든 가해자가 '월 100만원씩 나눠 갚겠다'고 제안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선의를 믿고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끝까지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지 고민하는 한 자영업자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이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한 이자카야 사장은 최근 끔찍한 경험을 했다. 손님으로 온 가해자가 일행과 다투다 테이블을 통째로 엎어버린 것이다. 뜨거운 국물 안주가 함께 온 일행의 팔에 쏟아졌고, 가게 집기는 엉망이 됐다. 피해를 본 일행 역시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한 상황. 가해자는 사장에게 연락해 합의금 300만원을 제시하며 "모아둔 돈이 없어 달에 100만원씩 드리면 안 되겠냐"고 사정했다.



"외상 합의, 끝까지 받기 매우 어렵다" 변호사들의 만류


가해자의 분할 납부 제안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외상합의를 할 경우 끝까지 문제 없이 합의금을 받아내기가 매우 어렵다"며 "검찰 단계에서 일시불로 합의금을 지급받고 합의해 주는 것이 좋다"고 잘라 말했다. 돈을 나눠 받기 시작하면 중간에 연락이 끊기거나 지급이 미뤄질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리즈법률사무소의 이정수 변호사 역시 경험에 비춰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합의금 전액을 받기 전에는 절대로 합의서를 써주시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제 경험상 가해자들은 합의서를 받아내고 나면 분명 태도가 달라진다. 어떻게든 합의서를 받아내 선처받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가해자가 급한 상황을 역이용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조언이다.


경찰 간부 출신인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도 "(분할 지급은)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냥 빠르게 형사고소 하고 법적으로 절차 밟는 것이 낫다"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분할 합의한다면? '공정증서'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하지만 가해자의 사정 등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분할 납부를 받아들여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공정증서'를 최소한의, 그러나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로 꼽았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분할 납부를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공정증서로 합의서를 작성하기를 권장한다"며 "공정증서는 법적 강제력이 있어 가해자가 불이행할 경우 별도의 재판 없이도 강제집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즉, 가해자가 약속을 어기고 돈을 보내지 않으면, 공정증서를 근거로 곧바로 가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합의서에는 총 합의금액, 매월 지급할 금액과 날짜, 지급 방식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1회라도 납부를 지체할 경우 나머지 금액 전액을 즉시 지급한다'는 '기한이익 상실' 조항과 지연 이자를 물리는 '지연손해금'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문자도 증거 되나요?"…'보조 증거'일 뿐, 맹신은 금물


가해자가 보낸 "매달 100만원씩 갚겠다"는 문자 메시지는 법적 효력이 있을까. 사장의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거는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문자 메시지도 전자문서로서 증거 능력을 갖지만, 발신자 확인의 어려움이나 내용의 불명확성 등 한계가 뚜렷하다. 어디까지나 정식 합의서를 보조하는 증거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은 명확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해자가 돈을 모두 마련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시불'로 받고 합의서를 써주는 것이다. 형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가해자가 더 급한 입장이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만약 분할 지급에 합의해야 한다면, 번거롭더라도 반드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강제집행'이 가능한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것이 내 돈과 권리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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