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해고로 얻은 정신질환… "적법 징계라도 업무상 재해"
징계해고로 얻은 정신질환… "적법 징계라도 업무상 재해"
교통사고 내 해고당한 버스기사 정신질환 '업무상 재해' 인정

이미지 출처: 셔터스톡
근로자가 자신의 잘못으로 회사에서 징계해고를 당합니다. 그는 이 일로 정신질환을 얻게 됩니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게 원인이 된것입니다. 분명히 근로자의 잘못으로 해고된 것인데, 이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될 수 있을까요?
답은 ‘그렇다’ 입니다. 회사에서 징계해고를 당하는 과정에서 정신질환을 얻었다면, 그 징계가 적법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버스운수업체인 ㄱ 사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던 A 씨. 그가 2016년 10월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는 사고를 냈습니다. 그리고 이 일로 인해 회사로부터 징계해고를 당합니다.
그런 A 씨에게 정신질환이 생겼습니다. 그는 "징계의 부당성과 손해배상 책임을 두고 회사와 다투는 과정에서 불안장애와 우울장애 등이 찾아왔다"고 말합니다.
A 씨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공단 측은 “징계해고를 겪으면서 적응 장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며 A 씨의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A 씨를 고용했던 버스회사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냅니다. 회사 측은 “중과실 사고를 낸 A 씨를 징계해고하고 구상금 청구 소송을 낸 것은 규정에 따른 정당한 것”이라며 “그로 인해 적응 장애가 왔다 하더라도 ‘업무상 재해’라는 인과관계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회사는 또 “적응 장애가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A 씨가 일으킨 교통사고”라며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이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판부의 판단은?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김병훈 판사는 A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재판부는 “일련의 사건으로 A 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이는 모두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것이므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비록 A 씨에 대한 회사의 징계해고와 소송이 정당한 것이었다고 해서 이를 다르게 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회사 측 주장의 한 근거로 내세우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돼 발생한 질병은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에 대해 재판부는 “이 규정은 범죄가 직접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질환은 교통사고를 이유로 한 징계해고와 소송이 직접 원인이 돼 발생한 것“이라며 ”A씨가 저지른 죄는 발병의 간접 원인에 불과하다“고 판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