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명의도용 1억 대출, 형사고소와 재산분할 쟁점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배우자 명의도용 1억 대출, 형사고소와 재산분할 쟁점은?

2026. 01. 13 10: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전문가들 "명백한 범죄, 합의이혼보다 소송이 유리... 채무는 분할 대상 아냐"

남편이 A씨 명의를 도용해 1억원을 대출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어느 날 갑자기 내 이름으로 1억 빚이... 배우자의 배신, 남은 건 소송뿐인가


A씨의 평온했던 일상은 작년 12월 말 산산조각 났다. 자신의 명의로 여러 통장이 개설됐고, 이를 통해 1억 원이 넘는 대출이 실행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범인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던 배우자였다.


배우자는 2024년 1월, A씨의 동의 없이 명의를 도용해 이 모든 일을 저질렀다. 대출금은 부부 공동생활이 아닌, 배우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에 빠진 A씨에게 배우자는 어떤 설명도 없이 '합의 이혼'을 제안했다. 졸지에 막대한 빚을 떠안고 이혼까지 요구받는 기막힌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것도 범죄?"... 배우자의 명의도용, 처벌 수위는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가족 간의 일도 범죄가 되는가'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명백한 범죄'라고 단언한다. 배우자라 할지라도 타인의 명의를 동의 없이 사용해 문서를 만들고 대출을 받았다면 여러 범죄가 성립한다.


한 변호사는 "내담자의 동의 없이 명의를 사용하여 대출을 진행한 행위는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사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조이황 변호사(법률사무소 J&P 파트너스) 역시 "은행에 대한 사기죄도 성립할 것으로 보이고, 금액이 큰 만큼 실형이 예상된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배우자의 행위는 ▲타인의 명의로 대출 신청서를 작성한 '사문서위조죄' ▲위조된 문서를 은행에 제출한 '위조사문서행사죄' ▲은행을 속여 재산상 이익(대출금)을 얻은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대출금액이 크므로 실형이 예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정복연 변호사(법무법인신광)는 "사기죄는 친족상도례(가족 간 재산 범죄 처벌 면제 규정) 적용을 받아 처벌이 어려울 수 있으나, 이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이 있어 피해 금액에 따라 고소도 가능하다"는 변수도 짚었다.


"합의해주면 끝?"... 섣부른 합의이혼이 더 위험한 이유


배우자는 '합의 이혼'을 제안했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합의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배우자의 명의도용은 민법상 명백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이혼 사유다. 즉, A씨는 이혼의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


한 변호사는 "명백한 유책사유이므로, 재산 전부를 주겠다는 등의 내용이 아니라면 합의 이혼보다는 소송 이혼을 통해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합의 이혼은 양측이 모든 조건에 동의해야 가능하지만, A씨의 경우 배우자의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피해 보상인 '위자료'와 재산 문제를 명확히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진)도 "원하는 대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 등에 배우자가 동의한다면 협의이혼으로 진행해도 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집·차는 배우자 명의"... 1억 빚 떠안고 재산분할 가능할까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재산 문제다. 집과 차는 모두 배우자 명의로 되어 있고, 자신에게는 1억 원의 빚만 남았다. 이대로라면 빚만 떠안고 빈손으로 쫓겨나는 것은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재산분할의 핵심은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나누는 것이며, 이때 발생한 '채무'도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A씨의 사례는 다르다. 배우자가 몰래 만든 1억 원의 빚은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므로 '배우자 개인의 채무(특유채무)'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김명수 변호사(법무법인 인화)는 "재산분할 문제에서 해당 대출금 채무는 배우자의 채무로 간주하여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 역시 "대출금이 배우자 개인의 책임이므로 그 부분도 정리해야 할 사항"이라고 못 박았다. 즉, 재산분할 시 A씨 명의의 1억 빚은 없는 것으로 치거나, 배우자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몫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반면 배우자 명의의 집과 차는 혼인 기간 중 형성·유지된 재산이라면 A씨의 기여도를 인정받아 분할 대상이 된다. 법원은 맞벌이는 물론, 가사노동이나 육아 등 비경제적 활동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로 폭넓게 인정한다.


김명수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배우자가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배우자 명의로 된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재산을 임시로 묶어두는 조치) 절차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순간의 배신으로 막대한 빚을 떠안을 위기에 처했지만, 법은 A씨에게 스스로를 지킬 여러 무기를 쥐여주고 있다. 형사고소를 통해 배우자의 책임을 묻고, 이혼 소송을 통해 위자료와 정당한 재산분할을 요구할 권리다. 이제 선택은 A씨의 몫으로 남았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