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픽시 자전거' 폭주족 방치한 부모…법원 가면 징역형 받나
새벽 1시 '픽시 자전거' 폭주족 방치한 부모…법원 가면 징역형 받나
경찰 경고·학교 공문에도 재범
법조계 "단순 훈육 실패 넘어 학대 수준의 방임"

픽시 자전거 /연합뉴스
새벽 시간대 브레이크 없는 이른바 '픽시 자전거'를 몰고 거리를 누비던 중학생들의 부모가 경찰에 입건됐다.
자녀들의 위험천만한 질주를 막지 않고 방치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8일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중학생 2명의 보호자 A씨와 B씨를 각각 입건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시경 인천시 남동구 도로에서 자녀들이 픽시 자전거를 타고 위험하게 운전하며 소란을 피우는 것을 그대로 둔 혐의를 받는다.
적발된 일행 7명 가운데 A씨와 B씨의 자녀는 이미 8일 위험 운전으로 경찰의 엄중 경고와 아동 선도 권고 조치를 받은 상태였다.
11일에는 인근 고등학교에서 "중학생들이 픽시 자전거를 타고 몰려다닌다"며 순찰 강화를 요청하는 공문까지 접수됐으나, 부모들은 자녀의 심야 외출과 비행 행위를 또다시 통제하지 못했다.

단순 훈육 실패? 법률상 '학대 수준의 방임' 쟁점
아동복지법 제17조 제6호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기본적 보호·양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통상적인 훈육 소홀이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방임행위를 단순한 부주의가 아닌 신체적·정서적 학대에 준하는 수준으로 해석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단독 재판부(2020고단8775)는 "아동의 복지를 저해할 위험이 있는 행위 중 유기나 학대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경찰 사전 경고 무시가 '고의성' 입증의 핵심 열쇠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은 부모의 '방임 고의성' 유무다.
청주지방법원 형사합의부(2017고합67) 판례 등에 따르면 방임죄는 보호자가 양육 의무를 소홀히 한다는 인식이 필요한 고의범이다.
경찰이 이미 선도 권고를 했음에도 심야 시간대 자녀의 외출과 위험 행위가 반복됐다는 사실은 부모가 이를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될 수 있다.
피해 아동의 연령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영유아와 달리 중학생은 어느 정도 자기 보호 능력이 있어 방임의 가벌성이 다소 낮게 평가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새벽 1시라는 심야 시간과 교통사고 위험이 극도로 높은 자전거 폭주라는 특수성이 이를 상쇄한다.
실제로 중학생 피해자를 방치한 다른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단독 재판부(2022고단4578)는 대상이 청소년이기 때문에 아동학대로 볼 수 없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초범이어도 부가처분 피하기 어려워…책임 무거워져
법조계는 이 사건 부모들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초범인 점과 자녀들에게 실제 신체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실형보다는 집행유예가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비슷한 아동방임 사건에서 법원은 보통 징역 4개월에서 1년 4개월 사이의 형을 정하고 1~3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경찰 경고를 무시한 점과 행위의 반복성은 양형에 불리한 핵심 요소다.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 처벌 외에도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이수명령) 및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명령 등의 부가처분도 함께 내려질 수 있다.
자녀의 비행을 가벼운 일탈로 치부하고 방치한 대가가 무거운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