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보다 생명이 먼저"…성범죄 전과 예멘인, 강제퇴거 피했다
"범죄보다 생명이 먼저"…성범죄 전과 예멘인, 강제퇴거 피했다
법원, 인도적 사유 우선 판단

성범죄 전력이 있는 예멘인 난민 신청자에 대해 법원이 강제퇴거 처분을 취소했다. /셔터스톡
성범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예멘인 난민 신청자. 출입국 당국은 그를 강제 퇴거하려 했지만, 법원이 '인도적 사유가 우선'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범죄 전력보다는 내전으로 돌아갈 곳 없는 상황을 먼저 고려한 것이다.
내전 피해 한국 왔지만…'성범죄 전과' 족쇄
예멘 국적 A씨의 한국 생활은 2016년 시작됐다. 단기 방문 비자로 입국했지만, A씨의 고국 예멘이 끝없는 내전에 휩싸이면서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며 버텼다.
그러다 A씨는 지하철에서 성범죄를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광주 출입국·외국인 사무소는 이 범죄 이력을 근거로 A씨를 '강제 퇴거 대상자'로 결정하고, 인도적 체류 허가마저 거부했다.
법원 "생명 위협이 더 크다"
A씨는 출입국 당국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고,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정중)는 "원고의 범죄 전과는 난민 인정을 배제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특히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을 강조했다. A씨가 저지른 범죄의 무게보다, A씨가 내전 중인 예멘으로 돌아갔을 때 겪게 될 생명의 위협이 훨씬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A씨의 범죄가 이 원칙의 예외가 될 만큼 '특히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A씨는 출입국 당국의 거부 처분이 취소되면서, 다시 난민 심사를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