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계좌 묶어버릴까?”…홧김에 한 ‘보복 신고’, 징역 3년 살 수 있다
“사기꾼 계좌 묶어버릴까?”…홧김에 한 ‘보복 신고’, 징역 3년 살 수 있다
4500만원 잃고 조롱당한 피해자의 ‘위험한 복수’…전문가들 “피해자가 가해자 되는 길”

사기 피해자가 홧김에 사기꾼의 계좌를 허위 신고하는 것은 범죄이며,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사기꾼 계좌 허위 신고, ‘통쾌한 복수’ 아닌 ‘징역 3년’ 범죄
4500만원 사기 피해자가 홧김에 한 ‘보복 신고’가 자신을 징역 3년의 피의자로 만들 수 있다는 법조계의 경고가 나왔다.
“통쾌한 복수일까,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일까”
4500만원을 사기당한 피해자 A씨는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휩싸였다. 돈을 되찾고 싶으면 수수료 30%를 더 내라는 사기범의 조롱 섞인 메시지가 불을 지폈다.
A씨는 순간 “저들 계좌를 보이스피싱 계좌라고 허위 신고해 지급정지(계좌 동결)시켜 버릴까”라는 위험한 ‘자력구제’를 떠올렸다. 하지만 이 통쾌해 보이는 복수 계획은 A씨를 ‘피해자’에서 한순간에 ‘피의자’로 전락시킬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순간의 분노, 징역 5년의 대가로 돌아온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계획이 명백한 범죄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우선 거짓으로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거짓으로 지급정지를 요청하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허위 신고는 경찰의 수사력을 낭비시키는 공무집행방해 행위로도 이어진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추은혜 변호사는 “위계(속임수)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창세의 김솔애 변호사 역시 경찰에 허위 사실을 신고하는 행위가 ‘허위 공문서 작성’이나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감정적 대응은 금물…‘정공법’만이 유일한 해답”
그렇다면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감정적 대응 대신 ‘정공법’만이 유일한 해답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기범과의 대화 내용, 이체 내역 등 피해를 입증할 자료를 차분하게 모아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고소 절차를 밟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피해 금액이 적지 않아 사기범의 실형 선고 위험이 높다”며 “이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시키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빠른 대처를 한다면 피의자를 특정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며 신속한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차가운 이성으로 증거를 모아 경찰서로 가라”
사기 피해자의 분노는 당연하다. 그러나 그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이 법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순간, 피해자는 또 다른 가해자가 될 뿐이다. A씨의 사례는 ‘통쾌한 복수’와 ‘돌이킬 수 없는 범죄’가 종이 한 장 차이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유일한 해법은 차가운 이성으로 증거를 모아 수사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것. 이것만이 사기꾼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내 돈을 되찾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