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아닌 줄 알았는데'…법원 선고유예, 2년 지나도 '기록' 남는 이유
'전과 아닌 줄 알았는데'…법원 선고유예, 2년 지나도 '기록' 남는 이유
검찰의 '기소유예'와 달리 법원의 '유죄' 판결…'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따라 범죄경력자료에 기재, 2년 후 면소돼도 자동 삭제 안 돼

법원의 '선고유예'는 유죄 판결이므로 범죄경력조회에 기록이 남는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유죄'라는 주홍글씨…범죄경력조회에 남는 '선고유예'
법원에서 '선고유예'를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던 A씨. 2년만 무사히 지나면 모든 게 없던 일이 될 거라 믿었지만, 취업을 위해 뗀 서류에 남은 기록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전과'가 아니라는 말에 안심했지만, A씨처럼 예상치 못한 '기록'에 발목 잡히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하늘과 땅 차이인 검찰의 '기소유예'와 법원의 '선고유예'. 그 결정적 차이와 '선고유예 기록'이 2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법률 전문가의 시선으로 명확히 짚어본다.
'기소유예'와 '선고유예', 이름은 비슷해도 천지차이
가장 큰 혼란은 '기소유예'와 '선고유예'를 혼동하는 데서 비롯된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이다. 재판 자체가 열리지 않았기에 유죄 판결이 아니며, 당연히 전과 기록도 남지 않는다. 법률상 '수사경력자료'로 분류돼 일반적인 범죄경력조회회보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선고유예'는 이와 전혀 다르다. 이는 법원이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판결'이다. 즉, 재판을 통해 유죄가 확정된 것이다. 법원은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피고인이 깊이 뉘우칠 때 선고유예를 내릴 수 있다.
'유죄'라는 주홍글씨…범죄경력조회에 남는 '선고유예'
'선고유예'는 법원의 유죄 판결이므로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범죄경력자료'에 해당한다. 따라서 범죄경력조회회보서를 발급받으면 해당 기록이 명확히 기재된다. 다수 변호사들은 "선고유예는 형사재판을 진행했기 때문에 범죄 경력 조회서에 나온다"고 명확히 설명한다.
일각에서 "선고유예는 전과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2년의 유예기간을 특별한 문제 없이 보내면 형법 제60조에 따라 '면소(免訴)'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면소란 소송 조건이 없어 재판을 종결하는 것으로, 사실상 처벌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는 형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일 뿐,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과거의 사실' 자체가 데이터베이스에서 지워지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2년 후 자동 삭제?…"실무상 남아있는 경우 종종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지점이다. 선고유예 후 2년이 지나 면소 간주되더라도, 범죄경력자료가 자동으로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
법적으로는 '실효된 형'으로 분류돼 일반적인 조회 목적(해외여행, 일반 기업 취업 등)으로는 회보되지 않도록 제한될 뿐이다. 그러나 법령에 근거한 특정 조회(공무원 임용, 수사기관 내부 확인 등)에서는 여전히 확인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실무다. 조기현, 이희범 변호사 등은 "2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삭제되지만 실무상 남아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 경우 별도로 실효 신청을 해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록이 마땅히 사라져야 할 때 사라지지 않아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선고유예'는 법적 효력이 사라질지언정 한때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기록'으로 남는다. '기소유예'와는 명백히 다른 만큼, "괜찮다"는 막연한 위안보다는 법적 의미와 실무적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