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한 줄 안 썼는데 '원작자' 행세한 웹툰 플랫폼 전 대표, 벌금 1000만원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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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한 줄 안 썼는데 '원작자' 행세한 웹툰 플랫폼 전 대표, 벌금 1000만원 선고

2026. 09. 01 14:4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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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소재 제공은 창작 인정 안 돼

법원 "성명표시권 침해, 2심도 벌금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웹툰 연재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캐릭터 설정 등 소재만 제공한 웹툰 플랫폼 대표가 자신을 웹툰의 '글작가' 및 '원작자'로 표시했다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아이디어 제공했을 뿐인데 '글작가'로 이름 올려

웹툰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A씨는 2012년 7월 피해자 B씨가 블로그에 올린 자작 만화를 보고 웹툰 연재를 제안했다.


이후 2013년 2월 B씨와 만화콘텐츠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웹툰 연재를 시작했다.


하지만 A씨는 웹툰을 플랫폼에 등록하면서 그림작가란에는 B씨의 필명을, 글작가란에는 자신의 필명을 표시했다.


A씨가 웹툰 창작 과정에서 기여한 부분은 주인공들의 성격과 동성애 및 삼각관계라는 기본 구도를 설정하고, 주인공의 이름을 정해주거나 일부 장면 연출에 대해 조언한 것이 전부였다.


매회 각 장면에 들어갈 구체적인 스토리와 대사, 콘티, 그림을 직접 창작한 것은 피해자 B씨였다.


그럼에도 A씨는 2019년 1월까지 해당 웹툰의 글작가 및 원작자로 자신을 표시한 채 일반인들이 플랫폼에서 웹툰을 구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사 한 줄 안 써주셨는데" 피해자 반발에도 저작자 표시

A씨는 연재 과정에서 2013년 7월 정산보고서를 통해 B씨에게 총 수입금에 대해 7대 3 비율로 정산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B씨는 "맨처음 기획 단계 때 여러모로 도움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그게 만화의 글을 쓰신 건 아니잖아요"라며 "대사 한 줄 안 써주시는데 독자님들은 (A씨가) 쓰신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힘듭니다"라는 뜻을 문자로 전달하며 자신의 이름을 단독으로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후 작성된 계약에서도 글작가 몫의 저작권료를 따로 규정하는 등 A씨가 수익금을 지급받는 근거를 남겼다.


피해자 B씨가 2017년 12월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이후 A씨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한 뒤에야 저작자 표시에서 A씨의 이름이 삭제됐고, 수익금 지급도 중단됐다.


법원 "창작적 표현 기여 안 해⋯공동저작자 아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관여가 단순한 아이디어나 소재 제공에 불과하며, 저작자가 아닌 자를 저작자로 표시해 공표함으로써 피해자의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A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자신이 웹툰의 공동저작자이고 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이유로 항소했다. A씨 측은 자신이 작품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같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벌금 1000만 원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 자체에 기여한 자만이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이고,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기여하지 아니한 자는 비록 저작물의 작성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관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콘티가 만화의 창작적 표현 형식의 뼈대이자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데 "A씨가 콘티나 시나리오 등을 구체적인 형태의 문서 등으로 작성하여 준 바는 없다"며 "웹툰 및 만화 분야에서 가지고 있던 경험, 지식, 사회적 지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공동저작자 등의 개념을 몰랐을 것이라고는 수긍하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미필적이라도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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