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널 지킨다"던 선배기자, 텐트서 女후배 성폭행 시도…"이건 아니에요" 절규
[단독] "널 지킨다"던 선배기자, 텐트서 女후배 성폭행 시도…"이건 아니에요" 절규
법원, 피해자 진술 신빙성 인정
'정규직 전환' 빌미로 한 권력형 성범죄
재판부 "피해자는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신혼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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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
회식 후 텐트에서 잠든 후배 기자를 성폭행하려 한 선배 기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규직 전환'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죄질이 나쁘다며 피고인의 '오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이건 아니에요”… 한겨울 캠핑장 텐트에서 울린 절규
사건은 2020년 12월 23일 밤, 강원도 원주의 한 캠핑장에서 벌어졌다. 언론사 선배였던 피고인 A씨는 회식을 마친 후배 기자 C씨(당시 29세)와 함께 자신의 텐트에 머물게 됐다. A씨는 술에 취해 잠든 C씨에게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는 등 성범죄를 시도했다. A씨가 C씨의 하의를 벗기고 본격적으로 간음하려던 순간, 잠에서 깬 C씨는 “이건 아니에요”라고 소리치며 필사적으로 텐트 밖으로 도망쳤다. C씨의 저항으로 A씨의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수웅)는 준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넌 내가 지킨다”… 두 얼굴의 선배, 메시지로 드러난 ‘권력’
법정에서 A씨는 “피해자를 깨웠을 뿐 성관계를 시도한 사실이 없다”며 “피해자가 만취해 상황을 오해한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해자 C씨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C씨가 범행 후 약 2년이 지나서야 고소한 배경에 주목했다. C씨는 법정에서 “당시 정규직 전환 심사를 앞두고 있었고, A씨가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며 “신혼 초였던 터라 피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가정과 직장 생활에 미칠 불이익이 두려워 곧바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A씨는 사건 전후 C씨에게 “모두가 너를 버리려고 했을 때 나만 반대한 거”, “넌 내가 지킨다, 걱정하지마” 같은 메시지를 보내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A씨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C씨를 심리적으로 압박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판단했다.
법원 “피해자 진술, 꾸며내기 어려운 구체성”…피고인 주장 조목조목 반박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A씨는 자신이 명확히 기억한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직전 촬영된 영상 속 A씨는 발음조차 제대로 못 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 반면 C씨는 피해 상황은 물론, 텐트 밖으로 도망치다 다리를 다친 경위까지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운 세부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며 A씨의 ‘오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A씨가 “피해자를 부축하다 놓쳐 다쳤다”고 진술한 부분도 사건 직후 C씨에게 보낸 “어디서 굴른거야...”라는 메시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A씨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증거가 됐다.
징역 1년 6개월…‘반성 없는 태도’에 실형 선고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피고인은 직장 후배가 잠들어 항거불능(스스로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인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불쾌감을 느꼈고, 법정에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다시 진술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피해자가 저항하자 범행을 중단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신상정보는 공개·고지되지 않았지만, 유죄 판결 확정에 따라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