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과 함께 욕설 적어 걸어 둔 현수막, '불법' 설치여도 '합법'적으로 철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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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과 함께 욕설 적어 걸어 둔 현수막, '불법' 설치여도 '합법'적으로 철거해야 한다

2021. 12. 13 11:32 작성2021. 12. 13 12:06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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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사실에 욕까지 적힌 불법 현수막, 하루빨리 치우고 싶은데

수사 진행될 동안 그대로 둬야 할까?

어차피 '불법'인데 치워도 되지 않을까?

출근길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써둔 현수막을 보고 깜짝 놀란 A씨. 마찰을 빚고 퇴사한 B씨의 소행이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출근길, 회사 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A씨는 화들짝 놀랐다. A씨의 실명을 그대로 써둔 현수막. 그 안에는 욕설에 허위사실까지 난무했다. 최근 A씨와 마찰을 빚고 퇴사한 B씨의 소행이었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회사 사람들은 "당장이라도 B씨를 고소하라"며 A씨 편이 돼줬다. 하지만 A씨는 그보다는 문제의 현수막을 하루빨리 치우고 싶은 마음뿐이다. 이걸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기 때문.


그런데 아무리 불법 현수막이라도, 맘대로 치우면 오히려 A씨가 처벌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 말은 사실일까? 그렇다면 수사를 하는 내내 현수막을 그대로 둬야 할까? A씨가 변호사들에게 답을 구했다.


'불법' 현수막이지만, '합법'적으로 철거해야

우선,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지자체에 허가·신고 등을 구하지 않고 ▲지정된 장소 외에 임의로 현수막을 거는 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이다. 특히나 다른 사람을 비방하거나 모욕하기 위해 현수막을 내거는 건 명백한 불법이다.


다만, 이러한 불법 현수막이라도 임의로 제거하면 재물손괴죄가 적용될 수 있다. 앞서 A씨가 했던 우려가 사실이었던 것. 이에 변호사들은 "비록 불법 현수막이라도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철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는 "현수막이 불법적으로 설치된 경우라면, 관할 구청이나 시청 등에 민원을 제기해 철거하도록 조치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직접 제거하지 말고 관할 관청에 불법 현수막에 대한 민원을 제기해 철거하라"고 동일한 의견을 냈다.


명예훼손죄로 형사 고소 하는 게 확실한 대응

민원 제기 외에도 법원에 명예권 침해 등을 근거로 현수막을 제거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러한 절차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잠시 불법 현수막을 철거할 수는 있겠지만, 이후에 같은 내용으로 현수막을 붙이는 행위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종합법무법인의 류제형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치는 B씨를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도 "명예훼손죄로 B씨를 형사 고소해야 한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 고소 이후에도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가중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러한 점에서 A씨가 형사 고소에 나서면, 현수막 게시 행위는 어느 순간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익환 변호사는 "A씨 실명이 기재된 현수막을 회사 앞에 설치해 음해(허위사실 유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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