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못 잡니다"…호기심에 성매매, 계좌이체 기록에 '발목'
"잠도 못 잡니다"…호기심에 성매매, 계좌이체 기록에 '발목'
초범도 '빨간 줄'…'기소유예' 골든타임, 변호사들이 강조하는 '이것'

한순간 호기심으로 계좌이체 하고 성매수한 A씨가 경찰서에서 연락 올까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한다. /셔터스톡
한순간의 호기심, 계좌이체 기록이 '성범죄 전과' 족쇄로…초범 A씨의 절박한 사투
"경찰서에서 연락 올까 봐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평범한 회사원 A씨의 휴대전화는 이제 시한폭탄이 됐다. 한순간의 호기심으로 남긴 '계좌이체 기록' 하나가, 평온했던 그의 삶을 통째로 뒤흔들고 있다. 성범죄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공포가 그의 일상을 잠식했다.
A씨의 악몽은 며칠 전 길거리에서 시작됐다.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를 무심코 따라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그는 구석진 곳에 위치한 업소에서 계좌이체로 돈을 지불하고 성매매를 했다. 그러나 잠시의 호기심은 곧바로 칼날 같은 후회로 돌아왔다. A씨는 "단속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지경"이라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내 폰에 찍힌 이체 기록, 경찰이 모를까?"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계좌이체' 기록이다. 현금 거래와 달리 명백한 증거가 남았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성매매 수사가 주로 업소의 장부나 업주 휴대전화 기록을 통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계좌이체 내역은 수사기관이 성매수자를 특정하는 결정적 단서가 된다.
최정욱 변호사(법무법인 성지 파트너스)는 "계좌이체 내역이 있을 경우 업소가 단속되면 수사대상에 올라 경찰로부터 연락이 오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성매매를 하였다고 추정되어 경찰 출석 통보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소가 단속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일단 단속의 칼날이 업소를 향하면 A씨 역시 수사망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초범도 전과자 되나? '기소유예'가 유일한 희망
만약 A씨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성매매처벌법에 따르면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최근 법원의 실무 태도는 초범이라도 벌금형을 선고해 성범죄 전과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사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이는 A씨가 '전과자'가 되지 않고 이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초범이라는 전제 하에 수사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단순히 '한 번만 봐달라'는 식의 호소는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반성문, 탄원서, 관련 교육 이수증 등 '내가 얼마나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재범 위험이 낮은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수집·제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의 조력을 통한 체계적인 준비의 중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집으로 날아올 벌금 고지서, 아내 모르게 막을 수 있나?"
A씨의 또 다른 고민은 이 사실이 가족이나 직장에 알려지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직접 통보하지는 않지만, 사건 관련 우편물이 집으로 송달되면서 알려질 위험이 크다. 벌금 고지서나 재판 관련 서류가 예고 없이 집에 도착하는 상황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이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송달장소 변경 신청'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변호사를 선임할 경우, 사건 관련 모든 우편물을 변호사 사무실로 받도록 조치할 수 있다.
김찬협 변호사(법무법인 창경)는 "변호인을 선임하여 사무실 주소로 송달장소를 변경하면 주변인들 몰래 사건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족의 의심을 피하고 조용히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인 셈이다.
한순간의 호기심이 남긴 계좌이체 기록은 A씨에게 법적 족쇄가 됐다. 그가 성범죄 전과자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서는 깊은 후회를 바탕으로 한 신속하고 전문적인 법적 대응이 그 족쇄를 풀 유일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