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가 먼저' vs '상습범 엄단', 벼랑 끝 10대 마약소년
'치료가 먼저' vs '상습범 엄단', 벼랑 끝 10대 마약소년
'영장 없는 체포' 적법성 쟁점 부상…法, 처벌과 치료의 저울질

마약 전과가 있는 10대 소년이 엑스터시 투약 혐의로 체포되었다. / AI 생성 이미지
과거 마약 전력이 있는 10대 소년이 텔레그램으로 엑스터시를 구매·투약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동종 전과와 계획적 범행 수법에 중형이 우려되는 가운데, 소년은 현재 정신병원에서 중독 치료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영장 없이 이뤄진 체포의 적법성과 소년의 치료 의지를 두고 처벌과 선처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원의 판단이 소년의 남은 인생을 결정지을 갈림길이 될 전망이다.
'던지기' 90분 만에 들이닥친 경찰, 영장은 없었다
대학을 자퇴하고 무직 상태로 지내던 A군(2007년생)은 극심한 우울감과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과거 덱스트로메토르판, 합성대마(THC)에 손을 댔던 그는 친구 A군의 제안에 또다시 마약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MDMA(엑스터시) 판매자와 접촉, 비트코인으로 35만 원을 입금하고 '던지기' 좌표를 받았다. 혼자 택시를 타고 땅속에 묻힌 약 1g의 마약을 수거한 그는 전 애인의 집으로 돌아와 약물을 투약했다.
그리고 약 1시간 30분 뒤, 경찰 5명이 영장도 없이 들이닥쳤다. 경찰은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현장을 수색해 남은 MDMA 등을 압수했다.
현재 도립 정신병원에서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A군은 판매 목적 없이 심리적 고통 때문에 1회 투약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재범 위험' vs '치료 필요'… 법조계의 엇갈린 시선
A군의 상황을 두고 법조계의 시선은 복잡하게 엇갈린다. 과거 전력과 범행 수법은 명백히 불리한 요소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미성년자 신분에서 과거 마약류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엑스터시를 구매하고 투약한 점은 재범 위험성 측면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며, 수사기관은 유통 경로와 추가 투약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피의자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 매수 및 투약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과거 덱스트로메토르판 및 합성대마 전력이 있어 초범이 아닌 상태입니다"라며 사안의 엄중함을 지적했다.
반면, A군의 나이와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선처의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법무법인 연우 이숭완 변호사는 "개인 투약 목적의 1회 사용, 현재 정신과 입원 치료 중이라는 점, 우울감과 자살 충동이 약물 접근의 배경이 된 점은 실무에서 감경 요소로 적극 반영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도 "1회 투약, 판매 목적 없음, 자기 사용 목적의 소량 구매라는 점, 그리고 현재 자발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양형에서 매우 중요한 유리한 요소입니다"라며 치료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건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 '영장 없는 체포'는 적법했나?
이번 사건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는 경찰의 '영장 없는 체포'가 적법했는지 여부다. 다수의 변호인들은 경찰의 초기 대응에 법리적 틈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경찰의 조치에 대해 "쟁점은 ①당시 ‘현행범’으로 볼 사정(범행 직후성·긴급성)이 있었는지, ②압수가 ‘체포현장 압수’인지 ‘임의제출/동의수색’인지, ③휴대전화 제출·비밀번호 제공이 자발적이었는지입니다"라고 설명하며 여러 단계의 검토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만약 체포나 수색 과정이 위법했다면, 현장에서 확보된 마약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 핵심 증거들의 효력이 무력화될 수 있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절차 위반이 확인되면 압수물 및 그 파생증거의 증거능력 배제를 주장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이러한 주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법률사무소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영장 없이 현행범 체포 형식으로 진입한 부분은 이후 절차 위법성 쟁점으로 검토될 여지는 있으나, 실무상 현장에서 약물이 발견되고 긴급성이 인정되면 수사기관이 상당히 폭넓게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짚었다.
'골든타임'을 잡아라… 변호인들이 제시하는 생존 전략
상황은 복잡하지만, 변호인단은 지금이 대응의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오정석 변호사는 "아직 조사 날짜가 잡히지 않은 지금이 진술을 가다듬고 유리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대응 전략은 명확하다.
첫째, '치료 의지'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향후 조사 시 병원의 진단서 입원 치료 내역 및 주치의 소견서를 반드시 수사기관에 제출하셔야 합니다"라며 진정성 있는 노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법적 방어권'을 철저히 확보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수사 과정에서 영장 없는 주거지 진입 및 체포 절차가 적법했는지 법리적으로 면밀히 검토하여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호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양형 자료 확보와 위법수집증거 주장을 통한 혐의 다툼이라는 '투 트랙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