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연인, 엄마에게 내 험담 문자를…'명예훼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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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 엄마에게 내 험담 문자를…'명예훼손' 될까?

2025. 12. 23 12:3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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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가족에겐 공연성 인정 어려워” 다수…“전파 가능성 있다면 처벌 가능” 반론도. 스토킹처벌법이 더 강력한 무기 될 수도

헤어진 연인이 가족에게 욕설 문자를 보낸 경우, 수신인이 1명이라 명예훼손죄 성립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샹X아, 너 그렇게 살지마라” 헤어진 연인이 엄마에게 보낸 욕설 문자, 법의 심판은?


헤어진 연인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사생활을 폭로하는 문자를 보냈다는 한 여성의 절박한 사연이 법적 공방의 도마 위에 올랐다.


작성자는 "전남친이 저희 엄마 번호로 저에게 얘기하는 척하며 만나면서 있었던 모든 얘기를 다 보냈다"며 "'땡땡아 이 샹ㄴ아, 너 그렇게 살지마라' 같은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허위사실도 포함돼 있다"고 토로했다.


그녀의 가장 큰 고민은 상대방이 '피해자 가족 단 한 명에게 보낸 문자'가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인 '공연성(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을 충족하지 못해 처벌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였다.


연인 관계의 파탄이 가족에게까지 번진 이 사건, 과연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단 한 명'에게 보낸 문자, 명예훼손의 벽은 높았다


실제로 다수의 변호사들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적용이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가족에게 보낸 문자 등은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아 명예에 관한 죄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엘에프(LF)의 박성민 변호사 역시 "명예훼손죄와 모욕죄 모두 공연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가족에게 보낸 문자는 공연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문자의 수신인이 피해자의 어머니 단 한 명으로 특정되기 때문이다. 법이 요구하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라는 조건에 맞지 않아, 가해자의 악의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법의 그물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전파될 가능성 있다면?”…뒤집힐 수 있는 판결


하지만 모든 법률 전문가가 같은 의견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전파가능성 이론'을 꺼내 들며 반격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는 1인에게 사실을 유포했어도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충족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 어머니가 그 내용을 다른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할 가능성을 가해자가 인지하고 문자를 보냈다면, 단 한 명에게 보냈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논리다.


가령 가해자가 '어머님, 아버님께도 꼭 말씀드려서 따님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아셔야 합니다' 와 같이 제3자에게 전달할 것을 암시하거나 요구하는 문구를 함께 보냈다면, 법원은 '전파될 것을 예상했다'고 더욱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모욕죄와 명예훼손죄로 고소가 가능하다"며 "특히 허위사실이 포함된 내용을 가족에게 전달한 것은 사실적시 명예훼손보다 더 중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가족 관계를 파고들어 명예를 훼손하려는 명백한 의도를 가졌다고 본 것이다.


명예훼손보다 강력한 무기, '스토킹 처벌법'


이처럼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을 두고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되는 명예훼손죄와 달리,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보다 직접적이고 확실한 해법으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을 지목했다. 한 번의 문자가 아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연락이 있었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12년간 경찰로 재직했던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이 행위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고 단언했다. 그는 "전 남자친구의 행위는 스토킹처벌법 제2조의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통신매체를 이용하여 음란한 문언을 보내는 행위'에 명백히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즉각적인 보호 조치로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나 '피해자 가족에 대한 접근금지' 같은 잠정조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위반죄 등에 해당한다"며 형사 고소와 별개로 법원에 '접근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을 강력히 권했다. 이를 위반하면 횟수당 과태료가 부과돼 실효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결론 및 행동강령>


결론적으로, 헤어진 연인이 가족에게 악의적인 문자를 보냈다면 명예훼손죄 고소에만 매달릴 필요는 없다. 법조계의 중론은 '스토킹처벌법'을 최우선 무기로 삼으라는 것이다.


한 번의 문자가 아닌, 원치 않는 연락이 단 두 번 이상 반복됐다면 즉시 경찰에 신고해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에 허위사실이 포함됐다면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를 추가해 가해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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