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거한 '사실혼' 아내…남편 사망 후 유족연금 전처 차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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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거한 '사실혼' 아내…남편 사망 후 유족연금 전처 차지 되나

2026. 07. 21 09:16 작성2026. 07. 21 09:17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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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혼적 사실혼, 원칙적으론 법적 보호 제외

법률혼 실질 해소 여부가 수급권 인정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년 넘게 공무원 남편과 가정을 일구며 딸까지 두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 유족연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수십 년간 연락이 끊겼던 법률상 아내가 남편 사망 후 장례식장에 나타나 모든 권리를 주장하면서, 사연자는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게 됐다.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이 같은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다루며, 법무법인 신세계로 조윤용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유족연금 수급 여부 등 법적 쟁점을 살펴봤다.


20년 동거에 딸까지 낳았지만…남편은 이미 유부남이었다

A씨는 20대에 이혼을 경험한 뒤 오랜 시간 혼자 지내다 20년 전 현재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공무원이었고, 어린 아들을 혼자 키우고 있었으며 전처와는 이미 정리된 사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금세 가까워졌고, A씨는 남편의 아들을 친자식처럼 키우며 함께 딸도 낳았다.


하지만 혼인 신고는 번번이 미뤄졌다.


A씨가 재촉할 때마다 남편은 바쁘다는 핑계를 댔고, 10년이 지나 이유를 따져 묻고서야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남편은 법적으로 여전히 혼인 관계에 있는 유부남이었다.


전처가 아들을 두고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겨 이혼 절차를 밟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A씨는 배신감을 느꼈지만, 이미 딸이 있었고 남편의 아들도 돌봐야 했기에 그대로 가정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지난해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장례식장에서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 오랫동안 소식이 없던 전처가 홀연히 나타나 자신이 법률상 유일한 배우자라며 공무원 유족연금을 포함한 남편의 모든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혼적 사실혼은 일반 사실혼과 다르다

A씨의 상황은 법적으로 '중혼적 사실혼'에 해당한다.


조윤용 변호사는 일반적인 사실혼의 경우 혼인 의사의 합치와 부부 생활의 실체가 인정되면 위자료나 재산분할 청구권 등 법률상 배우자에 준하는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률혼 배우자가 따로 존재하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혼인 생활을 유지하는 중혼적 사실혼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보호에서 제외된다.


"중혼적 사실혼의 경우, 법률혼 관계가 사실상 이혼 상태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조 변호사는 밝혔다. 이는 일부일처제와 법률혼주의라는 우리 법의 기본 원칙에 따른 것이다.


유족연금도 원칙적으로 불가…다만 예외 인정된 판례 있어

다만 상속권이 없다고 해서 모든 보호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조 변호사에 따르면 공무원연금법·군인연금법·산업재해보상법 등 개별 연금법에서는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사실혼 배우자에게도 유족연금 수급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A씨의 경우처럼 법률혼 배우자가 존재하면, 법률혼이 형식만 남은 예외적 경우가 아닌 이상 중혼적 사실혼 배우자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수급권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공무원이 법률혼 배우자와 12년간 별거하면서 이혼 합의까지 마치고 협의이혼 신청까지 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은 사실혼 배우자의 수급권을 인정했다.


법률혼이 이미 실질적으로 해소된 상황에서 절차 진행 중 사망이 발생했을 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반대로 법률혼 배우자가 있는 상태에서 46년간 중혼적 사실혼을 유지했음에도 이혼 절차를 진행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사건에서는 수급권이 부인됐다.


관건은 '법률혼 실질 해소' 입증

결국 A씨 사건의 핵심은 법률혼이 실질적으로 해소된 상태였음을 입증할 수 있느냐다.


조 변호사는 "전처가 가출해 연락이 완전히 두절된 사정, 이혼 청구를 시도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경위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남편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검사를 상대로 사실혼 존부 확인의 소를 제기해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A씨가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의 법적 지위 문제도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출생신고를 통한 친생자 관계 확인 여부와 관련된 별개의 절차로 처리될 수 있다.


"단순히 사실혼 기간이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유족연금을 받을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하면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면밀히 정리해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 변호사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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