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으로 맞았는데 쌍방폭행? '피해자'가 '피의자' 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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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맞았는데 쌍방폭행? '피해자'가 '피의자' 된 순간

2026. 04. 07 11: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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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 함부로 인정 안돼… 억울한 맞고소 대처법은?

휴대폰 폭행으로 '특수폭행' 고소 후 '상해죄'로 맞고소당한 경우, 늦게 상해진단서를 제출해도 폭행과의 인과관계만 입증되면 증거 효력이 있다. / AI 생성 이미지

휴대폰으로 폭행당해 '특수폭행'으로 고소했더니, 도리어 가해자로부터 '상해죄'로 맞고소당했다. 뒤늦게 상해 진단서를 제출해 '특수상해'로 죄명을 바꾸려 해도 소용없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늦은 진단서도 '인과관계'만 입증되면 증거가 되며, '쌍방 폭행'의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한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상대의 허위 주장에는 '무고죄'라는 강력한 카드로 반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휴대폰으로 맞았는데…피해자에서 피의자로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상대방이 휘두른 휴대폰에 맞아 '특수폭행'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얼마 뒤 가해자로부터 되려 '상해죄'로 고소를 당한 것이다. A씨는 “상대방은 넘어지지도 않았는데 넘어졌다고 상해죄로 저를 고소한 상태”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수폭행보다 상해죄의 처벌이 더 무겁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자신의 상처에 대한 진단서를 늦게라도 제출해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싶어 한다. 과연 가능할까?


늦게 뗀 진단서, 법적 효력의 관건은 '인과관계'


전문가들은 상해진단서를 늦게 제출하더라도 증거 능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핵심은 폭행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다.


형사 전문 장준환 변호사는 진단서를 늦게 제출해도 괜찮다면서도 “다만 실제로 사건 발생일 근방에 병원 치료 또는 진단을 받은 내역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조건을 달았다.


그는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 처음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을 경우, 해당 상해 등이 당시의 사건에서 발생한 상해 인지에 대한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즉, 폭행 사건과 진단서 발급 사이에 시간 간격이 클수록, 그 상처가 정말 그 폭행 때문에 생긴 것인지 증명하기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대법원 판례 역시 진단서가 유력 증거가 되려면 ▲진단일자가 사건 발생 시점과 가깝고 ▲발급 경위에 의심스러운 점이 없으며 ▲기재된 상해 부위와 정도가 피해 사실과 일치해야 한다고 본다.


'쌍방 폭행'의 덫, 정당방위는 왜 인정받기 어렵나


A씨의 사례처럼 서로 고소하는 '쌍방 폭행' 사건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정당방위'가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원은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운 경우, 각자의 행위를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로 보아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일방적인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소극적 저항 등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행위일 경우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과 법원은 ▲누가 먼저 공격을 시작했는지 ▲서로 사용한 폭력의 정도가 비례했는지 ▲누가 더 큰 피해를 입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게 된다. 섣불리 대응했다가는 억울하게 쌍방 폭행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이유다.


'특수상해' 죄명 변경과 '무고죄' 역공 카드


그렇다면 A씨의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우선, 고소죄명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최성현 변호사는 “이미 제출한 고소장의 죄명은 수사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고소장에 기재된 죄명에 구속되지 않고, 수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죄명으로 수사를 진행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상해진단서를 제출하며 '특수상해'로 죄명을 변경해 달라는 의견서를 내는 것이 좋다. 동시에 상대의 허위 주장에 대한 반격도 준비해야 한다.


최 변호사는 “경찰 수사팀장 출신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허위 주장은 종종 있는 일이나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밝혀낼 수 있습니다”라며 CCTV나 목격자 진술 확보를 강조했다.


나아가 김경태 변호사는 “상대방의 허위 고소에 대해서는 무고죄로 대응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상대의 거짓말로 수사가 시작됐음을 입증한다면, 오히려 상대방을 무고죄로 처벌받게 하는 강력한 역공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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