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자 집 사준다더니…” 사라져 버린 남친, 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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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자 집 사준다더니…” 사라져 버린 남친, 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2025. 09. 18 11:2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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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처벌은 '불가', 하지만 '아버지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A씨와 결혼을 약속한 남친이 임신 소식에 돌연 잠적해버렸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임신 알리자 잠적한 남친, ‘아버지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 임신 소식에 돌연 잠적했다면, 법은 어디까지 그의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결혼을 전제로 만난 연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 뒤 연락이 끊긴 한 여성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이 명쾌한 해답을 내놨다.


‘괘씸죄’는 없다…형사처벌은 왜 안 되나?


A씨는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B씨와 교제 중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B씨는 “어머니가 집을 사주신다고 했다”며 기뻐했지만, 임신 14주차에 접어들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극심한 배신감에 형사 고소를 떠올릴 수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 사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리그의 이요한 변호사는 “연인 관계에서 발생한 신뢰 파기나 변심은 도의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국가가 형벌권을 발동해 처벌하는 범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깨진 결혼 약속, ‘위자료’로 배상받을 길 열려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민사상 책임을 물을 길은 열려 있다. 전문가들은 ‘약혼의 부당한 파기’를 근거로 한 손해배상(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김형민 변호사는 “당사자 간에 장차 혼인을 체결하려는 합의가 있었다면 약혼 관계”라며 “약혼남이 정당한 이유 없이 연락을 두절해 파혼에 이르렀다면, 그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대해 위자료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위자료 액수는 교제 기간, 경위 등을 고려해 2,000만 원에서 3,000만 원 내외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관건은 ‘결혼 약속’을 입증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결혼을 약속했다는 증거(문자메시지, 통화내역 등), 임신 사실을 알린 후의 반응과 대화 내용 등을 정리해둬야 한다”며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가 태어난다면? ‘인지청구’와 ‘양육비’라는 강력한 권리


B씨의 책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만약 A씨가 아이를 출산한다면, B씨는 아버지로서의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아이의 권리를 위해 ‘인지청구’와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경희 변호사는 “자녀를 출산한 뒤 친부를 상대로 ‘인지 청구(친자임을 법적으로 확인하는 절차)’ 소송을 제기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녀의 친부를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친자 관계가 법적으로 확정되면, 아버지로서의 의무가 발생한다. 노 변호사는 “친자 관계가 확인되면 ‘양육비산정기준표’를 참고해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의 장래양육비는 물론, 소송 이전까지 홀로 부담했던 과거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장의 배신감과 막막함은 크겠지만, 법은 그녀와 태어날 아이에게 아버지의 책임을 물을 길을 분명히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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