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생일 축하'로 강제 추방 위기 처한 외국인...무죄 가능성은?
10년 만에 '생일 축하'로 강제 추방 위기 처한 외국인...무죄 가능성은?
1심 징역 2년·추방 위기
변호사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깨뜨리는 게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외국인 A씨는 10년 전 함께 술을 마셨던 여성 B씨에게 오랜만에 생일 축하 연락을 건넸다. 하지만 이 연락은 10년 전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고소로 돌아왔다.
A씨는 어떤 신체 접촉도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1심 법원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징역살이 후엔 본국으로 추방될 위기다. A씨는 여자의 거짓말로 억울하게 감옥에 가게 됐다며 충격에 빠졌다. 항소를 통해 무죄를 받을 수 있을까?
10년 전 '아무 일 없었다' 믿었는데…1심 징역 2년
A씨의 친구가 전한 사연에 따르면, 10년 전 A씨는 B씨와 술을 마신 뒤 함께 빵집에 들렀다가 자신의 집으로 갔다. B씨는 A씨의 침대에 구토를 했고, 옷을 갈아입고 잠들었다. 다음 날 B씨는 옷을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A씨가 괜찮다고 하며 마무리됐다. A씨는 당시 아무 일도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10년이 흐른 뒤 B씨는 A씨를 성범죄 혐의로 고소했다.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였던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로 A씨는 직장에서 해고됐고, 형기를 마치면 강제 추방될 상황에 놓였다.
항소심 핵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다툼
변호사들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성범죄는 직접적인 물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이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것은 재판부가 B씨의 진술을 신뢰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항소심에서는 1심 판단을 뒤집기 위해 B씨 진술의 신빙성을 깨뜨리는 것이 관건이 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성범죄의 경우 직접 증거가 없다면 진술의 신빙성이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조율의 조가연 변호사도 "항소심에서는 단순히 '아무 일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1심 판결이 피해자 진술을 신빙한 이유를 분석하고, 그 판단의 논리적 모순을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년의 공백'과 '사건 후 정황', 무죄 입증 단서 될까
변호사들은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여러 정황을 짚었다. 우선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뒤 A씨의 생일 축하 연락을 받고서야 고소가 이뤄진 점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10년 동안 아무 말 없다가 친구분이 '생일 축하' 연락을 한 시점에 갑자기 고소한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 당일과 다음 날의 객관적인 정황도 중요한 반박 근거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평정의 이시완 변호사는 "함께 빵집을 들른 정황, 다음날 옷을 돌려주겠다는 평온한 대화 등은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사정들"이라고 분석했다. 10년 전 일인 만큼,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가능성도 법리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으로 꼽혔다.
'7일 내 항소, 판결문 분석'부터 시작해야
변호사들은 지금 가장 시급한 조치로 '항소장 제출'을 강조했다. 형사사건의 항소 기간은 판결 선고일로부터 7일로 매우 짧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반석의 최이선 변호사는 "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에 신속히 항소장부터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소장을 낸 뒤에는 1심 판결문을 확보해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구체적인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 순서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판결문을 확인해 법원이 왜 피해자의 말을 믿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