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츠 물어 죽인 로트와일러의 견주, 1심에서 벌금 600만원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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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츠 물어 죽인 로트와일러의 견주, 1심에서 벌금 600만원 받았지만…

2021. 05. 27 14:43 작성2021. 05. 27 14: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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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은 민법상 '물건'⋯반려견 죽음에 재물손괴죄 적용

재물손괴죄는 과실범은 처벌하지 않아⋯고의성 입증 안돼 재물손괴 인정 안 돼

지난 26일, 서울서부지법은 주인과 산책 중이던 소형견(스피츠종)을 물어 죽이고 견주를 다치게 한 맹견 로트와일러의 주인 A씨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주인과 산책 중이던 소형견(스피츠종)을 물어 죽이고 견주를 다치게 한 맹견 로트와일러의 주인 A씨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지난 26일, 서울서부지법은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만을 인정해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물손괴 혐의는 무죄가 나왔다. A씨는 벌금 선고 후 취재진에게 "너무 무겁게 나온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츠 견주 B씨는 A씨에게 43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11년 동고동락한 반려견을 15초 만에 잃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당시 B씨는 반려견 스피츠와 산책 중이었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로트와일러가 B씨의 반려견을 물고 사방으로 흔들었다. 두 반려견의 주인인 A씨와 B씨가 로트와일러를 스피츠에게서 떼어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 사고는 '15초' 만에 정리됐지만, B씨의 반려견은 목숨을 잃었다. 이후 B씨가 반려견을 11년간 길렀다는 점, 가해 로트와일러가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를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A씨의 로트와일러는 2017년 9월과 11월, 2019년 10월까지 총 3회에 걸쳐 다른 개를 물어 부상을 입히거나 죽인 전력이 있었다. 이에 견주인 A씨에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타인의 안전을 위한 진지한 배려 없다" 동물보호법 위반 인정

해당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정금영 판사는 로트와일러의 주인 A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입마개를 하지 않아 B씨를 다치게 한 것이 인정된 것이다. 동물보호법 제13조의2(맹견의 관리)에 따르면 맹견의 소유자 등은 생후 3개월 이상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과 입마개 등 안전장치를 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제46조)에 처해진다.


사고를 일으킨 로트와일러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과 함께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정한 맹견이다.


동물보호법과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른 '맹견'의 범위. /조소혜 디자이너
동물보호법과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 따른 '맹견'의 범위. /조소혜 디자이너


정금영 판사는 "A씨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 무리하게 맹견을 키워와 그간 3회에 걸쳐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타인의 안전을 위한 진지한 배려 없이 행동해 범행까지 이르게 됐다"고 했다. 또한 "집행유예 기간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려견은 죽었지만, 반려견을 죽인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이유는?

다만, 함께 기소된 재물손괴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반려견은 민법상 물건으로 취급돼 '재물손괴죄'가 적용됐는데, 이 죄가 인정되려면 A씨의 고의성이 인정돼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해당 죄는 과실에 의한 피해는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B씨의 반려견을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어야 A씨가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줄곧 "산책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개가 뛰어나갔다" "다른 개를 물어 죽이도록 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금영 판사 역시 ▲사건 당일 가해견(로트와일러)이 목줄을 차고 있던 점 ▲A씨가 사고 당시 스피츠가 집 앞을 지나가는 것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가해견과 피해견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바탕으로 A씨에게 재물손괴의 고의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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