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원 합의했는데 재판행"… 횡단보도 사고 70대 운전자의 눈물
"2천만 원 합의했는데 재판행"… 횡단보도 사고 70대 운전자의 눈물
12대 중과실 덫에 걸리고 국선변호인마저 사임… 법률 전문가들 "실형 가능성 낮지만 신속 재판 원하면 사선 변호인 선임이 최선"

70대 운전자가 횡단보도 사고 후 2천만 원에 합의했지만,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기소되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2천만 원 합의금으로 악몽이 끝날 줄 알았지만, 재판 직전 국선변호인마저 돌연 사임하며 70대 운전자는 기약 없는 기다림에 내몰렸다.
"합의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2천만 원 건네고도 재판 끌려간 70대 운전자
70대 운전자 A씨의 아들은 최근 온라인 법률 상담 게시판을 통해 아버지의 절박한 상황을 알렸다. A씨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미처 보지 못하고 차로 쳐 6주 골절상을 입혔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상) 혐의였다.
그는 즉시 피해자와 2,000만 원에 형사 합의를 마쳤고, 사건이 원만히 마무리되리라 굳게 믿었다.
하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A씨에게 공소장(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는 서류)을 보냈다. 횡단보도 사고는 피해자와 합의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12대 중과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2대 중과실이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처럼 운전자 책임이 매우 크다고 봐,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하는 12가지 유형의 사고를 말한다.
엎친 데 덮친 격, 재판 직전 사라진 '믿었던' 국선변호인
설상가상으로, 법원이 지정해준 국선변호인마저 재판 기일이 임박하자 돌연 사임 의사를 통보했다. 재판이 한두 달 이상 늦어질 수 있다는 말과 함께였다. 합의로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이 재판으로 이어지고, 유일한 법적 조력자마저 사라지자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차라리 빨리 재판을 받고 싶다"고 호소하는 상황이다.
"차라리 벌을 달라"… 재판 지연 피할 방법은?
이처럼 재판 지연이라는 고문을 피하고 싶을 때, 선택지는 무엇일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사선 변호인(스스로 비용을 내고 선임하는 변호인) 선임'을 가장 빠른 해결책으로 꼽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고령의 피고인이 겪을 심리적 부담을 고려하면, 신속한 진행을 위해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변호인 없이 '나 홀로 소송'에 나서는 방법도 있다.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까지 마친 상황이라 법원에 신속한 재판을 요청하며 직접 변론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법정에서 판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거나 절차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혹시 감옥 갈까요?"… 법률가들 "실형 가능성 매우 낮다"
A씨와 가족의 가장 큰 걱정은 '실형' 선고, 즉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안영림 변호사는 "피해 정도가 6주지만 합의까지 했으므로 실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심준섭 변호사 역시 "피해자와 2,000만 원에 합의했고 피고인이 70세 이상 고령인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법조계에서는 A씨 사건이 벌금형이나 '금고형의 집행유예'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금고형은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강제 노역은 하지 않는 형벌이며, '집행유예'가 붙으면 일정 기간 다른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조건으로 형의 집행을 미뤄주는 것을 뜻한다. 즉, A씨가 당장 교도소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