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200억 추징 정보, 누가 흘렸나…세무공무원 처벌은 가능할까
차은우 200억 추징 정보, 누가 흘렸나…세무공무원 처벌은 가능할까
납세자연맹, 세무공무원·기자 고발
공무상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차은우 인스타그램
배우 차은우가 국세청으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소득세 추징을 통보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탈세 의혹이 불거졌다. 그런데 여기에는 탈세 여부만큼이나 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있다. 대체 이 정보를 누가, 왜 외부에 흘린 것일까.
한국납세자연맹은 2월 1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장을 냈다.
고발 대상은 두 부류다.
차은우의 세무조사 관련 과세정보를 언론에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세무공무원(신원 미상),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첫 보도를 한 기자다.
납세자연맹이 적용한 혐의는 형법상 공무상비밀 누설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납세자연맹은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과세정보가 유출되고 사회적 낙인이 찍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차은우 측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추후 조세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세무공무원이 입을 열면, 그 순간 범죄가 된다
세무공무원은 법적으로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외부에 알려서는 안 된다. 과세정보란 쉽게 말해, 납세자가 세금 신고를 위해 제출한 자료나 국세청이 세금을 매기는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를 말한다.
국세기본법 제81조의13은 세무공무원이 이런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규정은 납세자들이 안심하고 세금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세무 당국이 알게 된 정보를 철저히 비밀로 지키라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형법 제127조도 공무원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은우의 200억원대 추징 통보 사실은 당연히 이런 비밀에 해당한다. 쉽게 말해 세무공무원이 이 정보를 외부에 흘리는 순간,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
기자는 처벌할 수 있을까…"받은 쪽"의 딜레마
그렇다면 정보를 받아 보도한 기자도 처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다. 형법은 비밀을 "흘린 쪽"만 처벌하지, "받은 쪽"은 처벌하지 않는다. 법률 용어로 이를 대향범이라고 하는데, 비밀을 주고받는 행위는 양쪽이 있어야 성립하지만 법이 처벌하는 건 흘린 쪽뿐이므로, 받은 쪽을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이다(대법원 2009도544 판결, 2009도3642 판결).
다만 기자가 세무공무원에게 적극적으로 "이 정보 좀 알려달라"고 부추긴 경우에는 교사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지만, 이를 입증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개인정보보호법을 통한 처벌 경로도 열려 있다.
이 법은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를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정한 목적인지 여부를 정보의 성격, 수집된 원래 목적, 제공받은 경위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22도1676 판결).
핵심 쟁점은 연예인의 탈세 의혹 보도가 공익적 성격을 갖느냐는 점이다. 공익적 목적의 언론 보도까지 "부정한 목적"으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자 처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반면, 단순한 특종 경쟁이나 조회수 증대 등 상업적 동기가 주된 이유였다면 부정한 목적으로 평가될 여지도 남아 있다.
2011년에도 같은 고발, 결과는 무혐의…이번엔 다를까
사실 이런 고발은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도 납세자연맹은 연예인 탈세 보도와 관련해 국세청과 세무공무원 32명을 고발했지만, 이듬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 선례는 과세정보 유출 사건에서 "누가 흘렸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
이번에도 같은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세무조사에는 여러 공무원이 관여하기 때문에 정확히 누가 정보를 흘렸는지 특정하기 어렵다. 설령 용의자를 좁히더라도 "고의로 유출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직접적인 증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국세청 전산시스템의 접속 기록이나 통신기록 분석 등이 수사의 열쇠가 될 수 있지만, 정황 증거만으로는 기소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고발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유명인이면 과세정보가 유출돼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에 제동을 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