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 밥값과 성관계, 데이트일까 성매매일까?
3만원 밥값과 성관계, 데이트일까 성매매일까?
변호사들 "대가성 낮다" vs "실무선 처벌 가능" 의견 팽팽

성인이 미성년자에게 식사를 사주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할 경우, 3만 원 식사비의 '대가성' 인정 여부를 두고 법적 논란이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성인이 만 18세 미성년자에게 3만 원 상당의 식사를 사주고 며칠 뒤 합의로 성관계를 가졌다. 이 만남의 법적 성격은 무엇일까?
3만 원의 밥값을 성관계의 '대가'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설령 성매매 혐의를 피하더라도 합의와 무관하게 '의제강간'으로 더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사소한 호의가 성범죄라는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법의 경계선을 전문가들의 진단과 판례를 통해 짚어본다.
3만원의 배신?…'대가성' 두고 법조계 갑론을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식사 비용만으로 성매매 '대가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30,000원 정도의 밥값은 성매매 대가로 보기도 어렵고 △상대방의 나이도 만18세면 이미 한국나이로는 20세고 만나이로도 불과 수개월 뒤면 성인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관계가 성매매로 보여지기 어렵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 역시 "3만 원 정도의 식사정도로 성매매에 대한 댓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라며 비슷한 의견을 냈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실무적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담배나 술을 사주거나 숙식을 제공하는 등 모든 경제적 이득이 그 대가로 여겨질 수 있으므로, 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상담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도 "실무상 보면 매우 폭넓게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식사비용 또는 용돈으로 볼 수 있는 형태의 대가성 지급도 아청법상 미성년자 성매매 행위의 대가성으로 보고 사건을 송치, 기소하고 있습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시간차'가 핵심…판례가 말하는 대가성의 조건
법원은 성매매의 대가성을 판단할 때 금품 제공과 성관계 사이에 명확한 '대가적 관련성'이 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대법원은 '대가'가 금전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경제적 이익이나 편의 제공을 포함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3934 판결).
이번 사안의 경우, 식사와 성관계 사이에 '며칠'이라는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고, 식사 당시 성관계에 대한 명시적 약속이 없었으며, 3만 원이라는 소액의 식사 비용만 오갔다는 점이 대가성을 부정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실제로 법원은 가출 청소년에게 성관계 직전에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한 행위는 시간적·장소적 근접성을 이유로 성매매로 인정한 바 있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3. 2. 15. 선고 2012고단1431 판결).
이는 반대로 대가관계의 직접성이 떨어지는 이번 사례와는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성매매 피했어도 '의제강간'의 덫, "합의는 의미 없다"
설령 성매매 혐의를 피한다 해도,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그 자체가 더 큰 법적 책임을 불러올 수 있다. 바로 '의제강간'의 문제다.
김경태 변호사는 "만 18세라 하더라도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의제강간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하며, 합의 여부가 법적 책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법률사무소 피벗 김경수 변호사 역시 "이와는 별도로 일단 미성년자와 (합의라 하더라도) 성관계를 가진 것은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상대방 미성년자와의 관계를 처음부터 잘 수사기관에 설명하여 최대한 형량은 낮추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성인 대상 범죄와 수사 강도와 처벌 수위에서 차원이 다르다.
법무법인 하신 김정중 변호사는 "미성년자 성매매로 처벌받는 경우 성범죄자로 분류되고 신상등록 등 각종 부수처분이 붙습니다."라며 섣부른 대응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게 된다면, 반드시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