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폭행 남편 처벌하지 말아주세요” 선처 호소했지만…법원은 정식 재판 통보, 왜?
“단순 폭행 남편 처벌하지 말아주세요” 선처 호소했지만…법원은 정식 재판 통보, 왜?
“용서했다”는 아내의 눈물, 법원은 왜 외면했나…‘반의사불벌죄’의 두 얼굴

아내가 '남편을 용서했다'며 처벌불원서를 냈지만, 법원은 정식 재판을 열었다. 왜 일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아내가 '남편을 용서했다'며 처벌불원서를 냈지만, 법원은 정식 재판을 열었다.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반의사불벌죄'가 오히려 피해자를 법정에 세운 아이러니한 상황, 그 이유를 짚어본다.
“분명히 남편을 용서했는데, 왜 재판까지 열린다는 말인가요?”
법원에서 날아온 공소장(소송을 제기하는 문서)을 손에 든 A씨는 망연자실했다.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법원은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겼다. 남편의 전과를 막으려던 아내의 노력이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힌 순간이었다.
남편 위한 ‘처벌불원서’, 어째서 통하지 않았나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부부싸움이었다. 다툼이 격해지자 남편이 자신을 밀쳤고, 놀란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A씨는 이내 마음을 바꿨다. 미성년자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남편이 만약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A씨는 남편의 처벌을 막기 위해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A씨의 기대와 달랐다. 검찰은 남편에게 벌금 100만원을 부과해달라며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사건을 정식 재판에 넘겨버렸다. A씨의 ‘용서’가 법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진심 확인” 혹은 “피해자 보호”…재판의 숨은 의도
법률 전문가들은 A씨 남편의 혐의인 ‘단순 폭행죄’가 대표적인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런데도 법원이 정식 재판을 연 이유는 무엇일까.
법무법인 태율의 배인순 변호사는 “판사님이 합의서를 미처 살펴보지 못했거나, 합의의 진정성을 직접 확인하려 했을 가능성”을 짚었다. 이는 특히 가정폭력 사건 등에서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사법부의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법원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회유나 압박에 못 이겨 마지못해 처벌불원서를 썼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해자를 직접 법정에 출석시켜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로운 의사로 용서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무죄’ 아닌 ‘공소기각’…남편 구할 마지막 열쇠는 ‘진심’
그렇다면 A씨가 남편을 처벌 위기에서 구할 방법은 없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법정에서 직접 진심을 밝히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한다. 피해자가 재판 당일 직접 출석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는 의미다.
이 경우 법원은 A씨가 바라는 ‘무죄’가 아닌 ‘공소기각’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공소기각이란 소송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고 보고 재판 절차를 그대로 끝내는 결정이다. 유무죄 자체를 판단하지 않으므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아 사실상 무죄와 같은 효과를 낸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폭행죄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판사는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법정에서 자신의 진심을 다시 한번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남편을 구제할 마지막 열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