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폭언·외도…'아이 데리고 별거' 해도 될까?
남편의 폭언·외도…'아이 데리고 별거' 해도 될까?
전문가들 “양육권 지키려면 아이는 무조건 데리고 나와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맞벌이 독박육아에 남편의 폭언, 심지어 외도 정황까지.
지칠 대로 지친 A씨는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와 이혼을 준비하고 싶다.
하지만 섣불리 집을 나섰다가 '악의적 유기'로 몰려 소중한 아이의 양육권까지 빼앗길까 두렵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혼 전 별거,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양육권을 지키며 안전하게 별거하는 법적 전략을 짚어본다.

그냥 집 나가면 '악의적 유기'?…“별거의 이유가 핵심”
전문가들은 별거 자체가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왜' 별거를 시작했느냐는 점이다.
이광희 변호사는 “남편의 외도와 폭언이 별거의 원인이라면 오히려 남편의 귀책사유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남편의 잘못(유책 사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것이라면, 법적으로 '악의의 유기(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를 버리는 행위)'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유진 변호사 역시 “남편의 욕(폭언), 다른 이성과의 만남이나 신체적 접촉 등은 민법상 정해진 '혼인을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확보한 증거들을 통해 별거의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A씨처럼 남편의 폭언 녹음, 외도 정황이 담긴 카톡 메시지, 목격자 진술이 있다면 별거의 책임이 남편에게 있음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양육권 뺏기기 싫다면 아이는 무조건 데리고 나오세요”
양육권 소송을 염두에 둔다면, 별거 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반드시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것’이다.
이는 상담에 참여한 다수의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지점이다.
고순례 변호사는 “부인이 집을 나오든, 남편이 집을 나가든 집을 나갈 때 자녀는 데리고 나가야 양육권에 유리합니다”라며 “자녀를 두고 혼자서만 나가면 양육권 포기로 봅니다”라고 단언했다.
법원이 양육자를 정할 때 ‘누가 아이를 안정적으로 돌보고 있는가’를 뜻하는 ‘양육의 계속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홍윤석 변호사 또한 “별거를 시작하실 때 반드시 아이를 데리고 나오셔야 유리할 수 있습니다”라며 “아이를 두고 별거하신다면 추후 양육권 확보는 사실상 안 된다고 보셔야 합니다”라고 못 박았다.
아이와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모습 그 자체가 양육권 다툼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는 셈이다.
'가출' 아닌 '안전 별거'의 기술…“통보하고, 숨기지 마라”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오기로 결심했다면, ‘어떻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가출’처럼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조치가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신상의 변호사는 “집을 나서기 전, 남편의 부적절한 이성 문제와 폭언, 가사 방치 등으로 혼인 유지가 고통스러우며 자녀의 안정을 위해 부득이하게 별거한다는 뜻을 문자나 메시지로 분명히 남겨두시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별거의 원인이 남편에게 있음을 알리는 동시에, 일방적 가출이 아님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또한 아이를 데리고 나온 뒤, 남편의 연락을 무조건 차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신선우 변호사는 “자녀를 데리고 나가더라도 ‘숨기지 않기’와 ‘면접교섭 보장’이 핵심”이라며, 상대에게 면접교섭 일정을 제안하는 것이 ‘정당한 사유 없는 유기’ 프레임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별거는 혼인 관계의 파탄에서 비롯된 절차이지, 부모 자식 관계의 단절이 아님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과 동시에 '임시 양육자 지정'…법적 보호막 필수
보다 확실한 법적 보호를 원한다면, 별거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취하는 방법도 있다.
이재용 변호사는 “별거 시작과 동시에 '사전처분'을 통해 임시 양육자 지정과 양육비 청구를 병행하여 점유의 정당성을 법적으로 보호받는 것이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사전처분이란 이혼 소송의 최종 결론이 나기 전까지 임시로 양육자나 양육비 등을 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다.
김대희 변호사 역시 “양육자 지정에 대한 다툼이 있다면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임시양육자지정신청 등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별거 상태를 법적 절차의 일부로 공식화하고,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법원에 보여주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