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몰래 로그인, 실패해도 '철컹'…'미수범도 처벌' 법의 경고
카톡 몰래 로그인, 실패해도 '철컹'…'미수범도 처벌' 법의 경고
친구 계정 호기심에 눌러봤다가 '전과자' 될 수도…정보통신망법, 접속 시도만으로도 범죄 성립 가능성

타인의 SNS 계정에 로그인을 시도하는 행위는 접속에 실패했더라도 정보통신망법상 '침입 미수'에 해당하여 처벌받을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친한 친구의 카카오톡 계정에 몰래 로그인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더라도, 이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로그인 버튼 누른 순간, 당신은 이미 선을 넘었다
'친구가 내 카카오톡 비밀번호를 알아내 로그인을 시도했어요. 다행히 문자 인증 때문에 접속은 못 했는데, 처벌이 가능한가요?'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한 질문이다.
가까운 사이라는 이유로, 혹은 단순한 호기심으로 타인의 SNS 계정 접속을 시도하는 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법의 잣대는 엄격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접속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로그인 시도 행위 자체만으로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소프트리걸 법률사무소의 황규목 변호사는 "정보통신망침입죄는 미수범도 처벌하므로, 시도만으로 고소가 가능한 사안"이라고 단언했다. 접속에 실패했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다.
'접속 실패'는 면죄부 아니다…미수범 처벌하는 정보통신망법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8조는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핵심은 '미수범 처벌' 조항이다. 정보통신망법 제71조 제2항은 침입 행위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즉 미수에 그치더라도 처벌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비록 문자 인증을 통과하지 못해 실제 계정에 접속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로그인 시도를 한 것만으로도 부정접속 시도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이용해 '로그인' 버튼을 누른 순간, 이미 법의 경계선을 넘었다는 의미다.
법원도 '시도' 자체를 문제 삼아…'침입 제한' 뚫지 못해도 유죄
법원의 판례 역시 '시도' 자체를 범죄로 인정하는 추세다. 실제로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2021년, 회사 내부 전산망에 권한 없이 접속을 시도했으나 보안 조치로 인해 실패한 경우에 대해 정보통신망 침입 '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려다가 미수에 그쳤다"고 명시했다.
이는 정보통신망법이 단순히 정보 유출이라는 결과만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망 자체의 안정성과 정보의 신뢰성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보여준다. 즉, 누군가 내 집에 들어오려다 현관문 비밀번호를 틀려 실패했더라도 '주거침입 미수'가 성립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호기심의 대가, 5년 이하 징역?…처벌 수위 가르는 변수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겁지만, 실제 처벌 수위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된다. 법원은 침입 시도의 동기와 목적, 시도 횟수, 피해자와의 관계, 실제 피해 발생 여부, 그리고 가해자의 반성 정도나 합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윤관열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해당 행위의 의도와 시도의 구체적인 정황을 판단하여 처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단순한 실수나 호기심으로 시도했더라도, 법적으로는 타인의 개인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친구 사이의 장난으로 시작했더라도 피해자가 문제 삼아 신고하면 형사 절차가 개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증거 확보, 가해자는 '골든타임'…변호사들의 조언
만약 이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우선 로그인 시도 알림 메시지나 관련 대화 내용 등 증거를 확보하고, 즉시 비밀번호를 변경하며 2단계 인증 같은 보안 설정을 강화하라고 조언한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에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고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대로 가해자의 입장이 되었다면 안일한 대응은 금물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는 "사건화가 되는 경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리버티의 김지진 변호사 역시 "불안한 부분을 차분하게 정리해서 수습해야 한다"며, 사건 초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하는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