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도 기억" 압박에 '거짓 자백'…아청물 누명 쓴 군인
"초등생도 기억" 압박에 '거짓 자백'…아청물 누명 쓴 군인
"본 것 같다" 한마디에 실형 위기…경찰 강압수사 논란

한 현역 병사가 경찰의 강압 수사로 하지도 않은 아청물 소지 혐의를 거짓 자백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디스코드에서 음란물을 구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 현역 병사가, 조사 과정에서 경찰의 압박에 못 이겨 하지도 않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 소지' 혐의를 거짓 자백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보지도 않은 영상을 봤다고 진술한 한마디가 족쇄가 되어 돌아온 상황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진술 번복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아청물 범죄의 처벌 수위가 높은 만큼 법리적으로 적극 다퉈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료인데 안 봤다고?"…수사관 압박에 나온 '거짓 자백'
현역 병사 A씨는 최근 공소장을 받고 망연자실했다. 불법 촬영물을 구매한 사실(카촬물 소지)은 인정했지만, 뜻밖의 '아청물 소지' 혐의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은 A씨가 이용한 디스코드 채널의 '무료 자료'였다. 그는 해당 자료를 본 기억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스스로의 발언이 덫이 됐다. A씨에 따르면 당시 수사관은 "무료 자료를 안 보는 게 말이 됩니까? 거기다가 초등학생도 이 영상 보여주니 기억을 했어요"라며 그를 몰아갔다.
결국 A씨는 심리적 압박감 속에서 "하나는 본 적이 있는 것 같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 거짓 진술이 결국 기소의 결정적 근거가 된 것이다.
"번복은 불리, 그러나 실형 피하려면…" 전문가들의 딜레마
법률 전문가들은 이미 기소된 단계에서 진술을 뒤집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고 경고하면서도, A씨의 경우 무죄 주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이미 기소까지 된 상황에서 기존 진술을 번복하는 것은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다수의 범죄가 경합하고 있어 아청물 소지까지 인정되면 초범이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수 았는만큼, 가능하다면 법리적 대응을 통해 재판단계에서 카촬 소지만 인정하고 아청 소지는 부정함으로써 실형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진술 번복의 핵심은 '설득력'이다. 김연수 변호사(법무법인 시우)는 "왜 당시 거짓 진술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신빙성 있는 논리를 제시하여야 하고, 아청물은 보지 않았다는 정황증거들도 제시해야 합니다"라며, 단순히 기억이 안 난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 역시 "아청물 소지 부분에 대해서는 고의성을 부정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조언하면서도, "다만 구체적인 수사 기록을 살펴 부인을 할 수 있는지 여부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라며 섣부른 부인은 오히려 양형에 불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의성' 부정이 핵심…법원 "접근 가능만으로 소지 아냐"
재판의 핵심 쟁점은 A씨가 아청물을 소지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최광희 변호사(로티피법률사무소)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 "공판에서 진술조서에 대해 부동의를 하여 당해 소지 여부를 다툴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소지는 벌금형이 없어 중하게 처벌되는 바, 가능하면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철저하게 대응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징역 1년 이상만 규정돼 있어 유죄가 인정될 경우 실형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다행히 최근 법원 판례는 A씨에게 다툴 여지를 남긴다. 제공된 법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2022노2556)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파일을 구입하여 시청할 수 있는 상태 또는 접근할 수 있는 상태만으로, 곧바로 이를 소지로 보는 것은 소지에 대한 문언 해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즉, 무료 자료에 접근 가능한 환경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결국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경찰의 강압적 수사 정황을 구체적으로 소명하고, 아청물 소지에 대한 고의가 없었음을 법리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자세한 사실관계는 수사기록을 살펴보아야겠으나, 의뢰인께서 아청물을 시청한 정황이 없다면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셔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라며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