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 남편의 ‘전세대출 거부’ 복수…법은 막을 수 있나?
외도 남편의 ‘전세대출 거부’ 복수…법은 막을 수 있나?
“사전처분으로 강제 가능” vs “법적 수단 없어” 변호사들 의견도 팽팽

남편의 외도로 별거 중인 여성이 전세대출 연장에 남편 동의가 필요해 집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배우자의 외도로 5개월째 별거하며 미성년 자녀를 홀로 키우는 A씨가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9월 만기인 전세대출 연장에 집 나간 남편의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는 은행의 통보 때문이다.
남편의 ‘보복성 거부’가 현실이 될까 두려운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 명령으로 강제할 수 있다”는 다수 의견과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는 소수 의견으로 나뉘며 팽팽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자녀와 길바닥에 나앉을 위기…애타는 엄마의 절규
A씨는 현재 상간자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배우자는 이혼 소송까지 검토 중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A씨에게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당장 아이와 함께 살 보금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현실이다. 그녀는 “만약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전세대출 연장 동의를 거부하여 저와 자녀의 주거 안정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경우, 법적으로 손 쓸 방법이 있느냐”며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다.
다수 의견 “법원 사전처분으로 동의 강제 가능…양육권에 치명타”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법원의 개입을 통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가장 실효적인 법적 조치는 가정법원에 사전처분 또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이라며, 미성년 자녀의 주거 안정이 위협받는다면 법원이 배우자의 협조를 명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이혼소송을 신속히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사전처분'을 신청하여 전세대출 연장 동의나 주거 안정을 위한 협조를 명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특히 이러한 비협조적인 태도는 이혼소송에서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랐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고의적인 대출 연장 거부 행위는 이혼 소송에서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저해하는 가해 행위로 판단되므로, 질문자님이 친권 및 양육권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으로 유리한 요소가 된다”고 단언했다.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법원이 배우자의 행위를 양육자로서의 자격을 의심하게 하는 중대한 결격 사유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수 의견 “법적 강제수단 없다…손해배상 책임 묻기도 어려워”
반면, 법적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배우자가 협조를 거부할 경우에는 법적으로 배우자를 상대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보셔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으며, 법원이 개인의 의사를 직접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실제 금전적 손해가 발생해도 이를 배상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형민 변호사는 “전세연장 협조 거부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경우 협조의무 범위가 불명확하면 그 책임이 부정될 수 있으며, 실제로 이와 관련 민사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찾기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행위가 별도의 불법행위로 인정받기보다는, 이혼 시 위자료 액수를 정할 때 참작 사유 중 하나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 공통 조언 “소송보다 은행 확인 먼저…증거 확보는 필수”
의견은 갈렸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법적 다툼에 앞서 사실관계 확인과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은행에 동의 필요 사유와 대체서류(별거사실, 양육상황, 소송 진행 등) 처리 가능 여부부터 문의하는 것이 1순위”라고 조언하며, 대출 구조에 따라 배우자 동의가 불필요할 수도 있음을 짚었다.
향후 어떤 법적 절차를 밟든, 배우자의 부당한 거부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배우자에게는 감정싸움 형태가 아니라, ‘9월 만기·필요 서류·미협조 시 주거위험’을 적어 문자/이메일로 남겨 두시는 게 나중에 큰 힘이 됩니다”라며 객관적인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결국 감정적인 대응보다 냉철한 증거 수집이 아이와 가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