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빚 상속 포기했더니…연락 끊긴 4촌에까지 '빚 대물림' 되나요?
아버지 빚 상속 포기했더니…연락 끊긴 4촌에까지 '빚 대물림' 되나요?
1순위 자녀 전원 포기하자 3·4순위 친척에게 넘어간 빚, 끊어낼 방법은?

고인의 빚은 상속포기 시 후순위 친척에게까지 넘어갈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 사망 후 남겨진 빚을 떠안지 않기 위해 상속을 포기한 A씨. A씨를 포함한 1순위 상속인인 자녀와 손자녀 전원이 상속포기 신청을 마쳤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2순위 상속인인 조부모는 이미 세상을 떠나, 빚은 3순위인 고모들과 4순위인 사촌 등 연락이 끊긴 먼 친척들에게까지 넘어갈 처지에 놓였다.
이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빚 대물림'을 중간에 끊어내고, 소식도 모르는 친척들이 소송에 휘말리는 일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빚 대물림 끊는 '한정승인', 후순위 상속인이 하면 더 복잡할까
변호사들은 후순위 상속인 중 한 명이라도 '한정승인'을 하면 빚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정승인이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빚을 갚는 제도다.
법무법인 안양 안경진 변호사는 "한 분이 한정승인을 받으신다면, 피상속인(고인)의 남은 채무는 이후 순위로 넘어가지 않아 깔끔하게 상속재산을 정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 역시 "연락이 어려운 4순위 친족이 많은 상황이라면, 실무상으로도 비교적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후순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할 때 절차가 더 복잡해지는지를 두고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다소 갈렸다. 절차의 본질은 같지만, 준비 서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3순위까지 내려온 경우 피상속인과의 관계를 소명하는 가족관계 서류도 늘어나, 실무적으로 더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 홍현필 변호사도 "3순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진행할 때는 1순위보다 서류 준비가 더 복잡하다"고 밝혔다.
반면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서류 수집 면에서 약간의 번거로움이 있을 뿐 절차의 본질적인 성격이나 복잡함이 더 심해지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연락 끊긴 4촌, 소송 당한 뒤 포기해도 괜찮나
만약 3순위 상속인들까지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빚은 연락이 닿지 않는 4순위 친척들에게 넘어간다. 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상속포기는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연락이 끊겨 사망 사실조차 몰랐던 후순위 상속인들은 채권자로부터 소장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이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4순위는 소장을 송달받아 본인이 상속인이 됨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포기를 진행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법적으로 채권자가 보낸 소장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3개월 안에 대응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소송 피하고 싶다면…선·후순위 상속인 '동시 포기'도 방법
먼 친척들이 소송에 휘말리는 번거로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선순위와 후순위 상속인이 동시에 상속포기를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3순위와 4순위 상속인이 동시에 상속포기를 접수하는 것 역시 실무적으로 허용된다"고 말했다. 후순위 상속인은 선순위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기 전이라도 먼저, 또는 동시에 상속포기 신고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예규에 따른 것이다.
법원 역시 절차의 편의와 채무관계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이러한 동시 신고를 받아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