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성범죄 속였다" 아내의 소송…남편의 반격 카드는?
"학력·성범죄 속였다" 아내의 소송…남편의 반격 카드는?
'기망' 주장 아내 vs '용서했다'는 남편…친권·위자료 쟁점 분석

학력과 전과를 속여 혼인취소 소송을 당한 남편은 아내가 사실을 안 뒤 한 달간 동거했으므로 혼인이 '추인'되었다고 맞섰다. / AI 생성 이미지
학력과 10년 전 강간상해 전과를 속인 사실이 드러나 아내로부터 혼인취소 및 위자료 5천만 원 소송을 당한 남편. 그는 "아내가 모든 사실을 안 뒤에도 한 달간 병원에 동행하는 등 부부생활을 유지했다"며 이는 혼인을 용서하고 인정한 '추인'에 해당한다고 맞서고 있다.
법조계는 혼인취소 방어는 가능성이 있지만, 친권 다툼에서는 과거 전력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속인 걸 알면서도 한 달 동거"…혼인 취소 막을 '신의 한 수' 될까?
남편 A씨는 아내가 자신의 학력·경력 허위 사실을 2025년 11월 25일 알게 된 후에도, 연말인 12월 31일까지 동거를 지속했다고 주장한다. 이 기간 3차례나 병원에 동행하고 통화를 이어가는 등 실질적 부부 생활을 유지했으므로, 아내가 기망 사실을 용서하고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보인 '추인(追認·불완전한 법률행위를 사후에 인정하여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혼인취소 청구는 부당하다고 A씨는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A씨의 주장에 힘을 싣는 분석이 나온다. 홍윤석 제로변호사 변호사는 "상대방이 기망 사실을 인지한 2025. 11. 25. 이후에도 동거하며 병원 동행 등 실질적인 부부생활을 유지했다면, 이는 법률상 혼인의 '추인'으로 인정되어 취소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고준용 법무법인 도모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허위 고지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동거를 유지하며 부부생활을 계속했다면, 이는 민법상 혼인의 추인으로 평가됩니다. 혼인취소 청구 방어에 매우 유리한 지점입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기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민법 제823조의 '제척기간'이 변수다. 이지훈 법무법인시티 변호사는 "상대방이 허위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약 한 달간 동거를 유지한 점은 취소권 포기 또는 추인으로 볼 여지가 있어, 방어에 유의미한 사정입니다"라고 짚었다. 아내가 기망 사실을 알았다고 볼 시점부터 3개월이 지났는지가 법적 다툼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0년 전 성범죄' 꼬리표, 친권 박탈로 직결되나
이번 소송의 최대 뇌관은 A씨의 과거 전력이다. 약 10년 전 강간상해죄로 실형을 산 사실이 자녀의 친권 및 양육권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만큼, 성범죄 전력은 매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과거 전력만으로 친권이 즉시 박탈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서명기 서울종합법무법인 변호사는 "가사사건에서는 ‘부모의 처벌 이력’보다 ‘현재 자녀의 복리와 양육 환경’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가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을 위반하지 않고 재판부를 통해 자녀의 사진을 요청한 기록은 양육 의지를 보여주는 긍정적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다. 고준용 변호사는 "접근금지 명령을 위반하지 않고 법원을 통해 자녀 사진을 요청한 기록은 면접교섭 의지와 양육 관심도를 보여주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합니다"라고 분석했다.
아내가 주장하는 '자녀에 대한 성적 발언' 역시 객관적 증거가 없다면 친권 박탈의 결정적 사유가 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위자료 5천만원·양육비 150만원, 법조계가 본 '현실적 금액'은?
아내가 청구한 위자료 5천만 원과 월 양육비 150만 원이 법원에서 그대로 인용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통상적인 판례와 비교할 때 청구액이 다소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홍윤석 변호사는 "위자료 5천만 원은 통상적인 판례보다 과다하므로, 의뢰인의 사과와 혼인 지속 노력을 입증하여 대폭 감액하거나 기각을 다퉈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 권장안 변호사는 통상적인 위자료 액수에 대해 "통상 위자료는 1,000만 ~ 3,000만 원대가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양육비는 폭넓게 인정됩니다"라고 언급했다.
월 150만 원의 양육비 역시 부모의 소득과 재산, 자녀의 나이 등을 고려한 '양육비 산정기준표'에 따라 현실적인 범위에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방어 가능성 있다"…승패 가를 핵심 전략은
여러 불리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들은 A씨의 사건이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면 충분히 방어할 지점이 있다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심규덕 법무법인 심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방어 가능성이 있는 사건으로 판단됩니다"라고 진단하면서도, "다만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므로 전략적 준비가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여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결국 혼인취소는 '추인' 주장을 통해 방어하고, 친권은 과거의 잘못보다 현재의 양육 의지와 환경이 중요함을 적극 피력하며, 위자료와 양육비는 법적 기준과 판례를 근거로 현실적인 감액을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소송 초기 단계에서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법리적 주장을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열쇠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