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사고 났는데 “CCTV 보니 멀쩡, 치료 받으면 소송”이라는 공제조합, 이럴 땐?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버스 사고 났는데 “CCTV 보니 멀쩡, 치료 받으면 소송”이라는 공제조합, 이럴 땐?

2026. 07. 24 10: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출근길 버스 충돌로 부상…상대 측 “영상에 움직임 없어, 다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보상 회피

버스 사고 피해자가 'CCTV상 움직임이 작다'며 보상 거부와 소송 협박을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출근길 버스에 타고 있던 A씨는 다른 버스와의 충돌 사고로 부상을 입었다. 사고를 낸 상대 버스 측은 과실은 인정하면서도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CCTV 영상을 보니 움직임이 거의 없는데, 사고로 다쳤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A씨가 치료를 받고 경찰에 신고하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사고 피해자가 가해자 측으로부터 되레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면서도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사고 내고도 “CCTV상 멀쩡” 우기는 공제조합


A씨는 최근 오전 7시 30분경 출근을 위해 탑승한 버스가 우회전하던 다른 버스와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원인은 상대 버스의 과실이었다.


A씨는 운수업체에 사고 접수를 요청했고, 이후 상대 버스의 공제조합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공제조합 측은 사고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A씨의 부상에 대해서는 보상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CCTV를 보니 신체 움직임이 거의 없어 사고로 다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면서 치료를 받으면 민사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A씨를 압박했다.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병원 진료를 받고 경찰에 사고를 접수한 뒤 현재 입원 치료 중이다.


변호사들 “전형적인 압박 수단…소송 들어와도 반소로 대응하면 돼”


변호사들은 공제조합의 이런 대응이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한 전형적인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AK 하동균 변호사는 “손해배상 분쟁에서 공제조합은 피해자를 압박하기 위해 치료비 지급을 거부하며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이란 공제조합 측에서 ‘우리는 배상해 줄 채무(의무)가 없다’는 점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기 위해 먼저 거는 소송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런 소송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하 변호사는 “소송이 들어오더라도 위축될 필요 없이 반소(맞소송)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정당한 권리를 찾으면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 역시 “승객으로서 탑승 중 입은 피해이므로, 법적으로 버스 측의 운행자책임이 인정된다”며 “소송이 들어와도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정당하게 손해배상청구(반소)로 맞대응하면 된다”고 밝혔다.


‘움직임 작다’는 주장, 법원에서도 통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CCTV상 움직임이 크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부상과 사고의 인과관계를 쉽게 부정하지 않는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는 “충격이 크지 않았다고 해서 부상이 발생할 수 없다고 단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고 직후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고 현재 입원 치료까지 이어지고 있다면, 치료 경과와 의무기록이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짚었다.


실제로 법원은 유사 사건에서 버스에 서 있던 사람들의 충격이 크지 않았다는 사정을 앉아 있던 승객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즉, 눈에 보이는 충격의 정도와 실제 신체가 받은 손상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승객이 다친 경우, 운행자 측이 자신의 무과실과 승객의 고의·과실 등을 모두 증명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손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사고 당일 병원 진료를 받았고 입원 치료까지 이어졌다면 초진 기록, 진단서, 검사 결과와 치료 경과가 중요한 증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버스 내부 CCTV, 블랙박스 영상, 교통사고사실확인원, 진단서 등을 신속히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처음에 ‘좌석 위치’ 잘못 말했는데…진술 신빙성 문제될까


A씨는 사고 직후 경황이 없어 공제조합 측에 자신이 앉았던 좌석 위치를 잘못 말했다가 CCTV 확인 후 바로 정정한 점도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점이 진술의 신빙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봤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경찰 신고를 한 상황이고, 초기에 좌석 위치를 잘못 이야기한 부분이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도 “초기에 경황이 없어 좌석 위치를 잘못 말했다가 CCTV 확인 후 즉시 정정한 사정은 단순한 기억의 착오로 인정되며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무너뜨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즉시 진술을 바로잡은 것은 허위 진술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좌석 위치를 착각했다가 즉시 정정한 사정은, 전체 진술·의무기록·영상 등과 일치하면 신빙성이 치명적으로 훼손된다고 단정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